[기고-정상환] 스탁론 규제 우려스럽다 기사의 사진
국민들의 안정적 삶을 영위하기 위해 정부 등에서 만들어 놓은 강제적 규제는 시장 경쟁 원칙을 유지하면서 시장 결함의 시정을 위해 채택돼야 한다. 물론 공익질서를 어지럽히지 않는 합리적인 범위에서 시행돼야 한다. 그러나 최근 금융 당국이 증권계좌담보대출(스탁론)의 위험관리시스템(RMS) 이용료 폐지를 결정하면서 관련 업계에서는 졸속 규제의 시행에 따른 시장 혼란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스탁론은 증권회사의 고객이 본인 명의 증권계좌 등을 담보로 대출을 받는 증권계좌담보대출의 일종으로 대부분의 저축은행과 캐피털, 손해보험 등이 취급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RMS는 저축은행 등이 온라인으로 주식 매입자금 대출이 가능하게 하는 시스템으로 고객의 증권계좌에 있는 자산을 담보로 대출을 시행하고 위험종목과 담보비율을 관리할 수 있도록 특허 등록된 핀테크 기술이다.

그동안 저축은행 등은 증권회사 고객을 상대로 스탁론을 취급하면서 고객 모집, 담보관리업무 등을 대신 수행하는 RMS 회사에 2%의 이용료를 지급해 왔다. 그런데 금융감독원이 RMS 이용료를 고객의 증권계좌 투자위험 관리와 무관한 금융회사의 손실보전, 고객 모집비용 등의 수수료 명목으로 소비자에게 비용을 전가한 것이라고 판단해 앞으로 금융회사가 부담하도록 제도를 바꾼 것이다. 이에 대해 업계에서는 이미 시장에 정착된 수수료 체계를 뒤흔드는 규제가 적용되면 스탁론 시장 전체에 큰 혼란을 불러올 것이라며 제도 시행에 대한 보완책을 마련하거나 원점에서의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표명하고 있다.

먼저 우려되는 부분은 자본조달 능력이 취약한 영세 RMS 업체들이 경영난에 처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고용 불안까지 이어질 수도 있다는 점이다. 현재 스탁론 거래에서 받는 RMS 이용료는 특허기술을 기반으로 한 시스템 용역과 담보관리 수행을 위한 대손비용, 서비스 활성화를 위한 운영비 등 RMS 회사의 재원으로 사용된다. 따라서 수수료가 폐지되면 수익원 확보가 어려워지면서 회사의 생존마저 우려되는 상황이다. 이는 핀테크 산업 등 신사업 육성, 그리고 현 정부가 역점을 두고 추진하는 일자리 창출 정책과도 어긋나는 결과를 가져올 게 분명하다.

또한 수수료 제도의 변경으로 RMS 서비스 제공이 불가능한 곳이 속출하게 되면 해당 서비스를 이용하던 개인고객과 증권사, 여신금융회사의 피해로 확산되면서 스탁론 시장의 붕괴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반복될 수 있다는 점에서 더욱 심각해진다.

당장 7월부터 시행하라면서 전산을 정비할 시간조차 충분히 주어지지 않은 것도 문제다. 상품 운용제도를 일시에 변경하면서 충분한 공론화 과정도 없이 밀어붙이기식으로 추진하다 보니 어느 정도 예견된 결과다. 일부 대형업체는 그나마 사정이 나은 편이지만 촉박한 준비 일정에 어디부터 손대야 할지 여전히 난감해하는 RMS 업체들이 많다.

이번 규제로 스탁론 상품의 공급이 줄어들 것이 명확한 가운데 개인투자자들은 투자 기회 확대를 위해 다시 대부업체나 사채시장으로 고개를 돌릴 수 있다. 오히려 고금리에 시달릴 가능성이 높아질 수 있다는 뜻이다. 영업지역이 제한된 저축은행의 경우에도 스탁론 업체를 통해 온라인으로 전국적으로 영업이 가능한 상황인데, 건전자산인 스탁론 대출이 위축되면 전체 자산운용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현실을 무시한 규제가 오히려 소비자와 관련 업계에 피해를 주고 선택권을 박탈하게 된다면 업계의 주장을 고려해 당국은 제도의 변경 시행을 신중히 결정했어야 한다. 모든 사회·경제적 활동은 민간 차원에서 수행되는 것이 바람직하며, 당국이 이러한 문제에 관여하고 규제하는 것은 바람직스럽지 못하다. 더군다나 불합리한 규제의 시행으로 시장의 실패를 가져온다면 이는 큰 모순이다.

정상환 국제대 커뮤니케이션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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