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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가덕도 신공항 재추진하겠다는 오거돈 무책임하다

영남권 신공항 건설을 둘러싼 10여년 갈등이 다시 불거지고 있다. 불씨를 지핀 쪽은 더불어민주당 소속 오거돈 부산시장 당선자다. 오 당선자는 언론 인터뷰를 통해 “김해 신공항은 잘못된 판단”이라며 “신공항 건설안을 중단하고 부산 가덕도로 가는 것이 맞다”고 했다. 가덕도 신공항 재추진이라는 자신의 지방선거 대표 공약을 본격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이다. 오 당선자가 가덕도 신공항을 들고 나오자 경남 밀양 신공항을 추진했던 대구·경북 정치권은 즉각 반발했다. 권영진 대구시장 당선자는 “가덕도 불가라는 결론을 뒤집고 다시 추진하는 것은 대국민 사기극”이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PK(부산·경남)-TK(대구·경북)의 해묵은 지역 대결이 재점화되고 있는 양상이다.

2007년 대선 때 이명박·정동영 후보 간 공약 경쟁으로 본격화한 영남권 신공항 문제는 10여년 동안 해당 지자체 간 최대 갈등 요인이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이 2011년 대국민 사과까지 하며 신공항 공약 백지화를 선언했지만 박근혜 전 대통령이 2012년 대선 과정에서 신공항 건설을 재차 공약했다. 가덕도냐 밀양이냐를 놓고 걷잡을 수 없이 커졌던 지역 충돌은 2016년 6월 김해공항 확장으로 결론이 나면서 가까스로 봉합됐다. 해외 전문기관까지 낀 평가 결과다. 당시 부산 대구 울산 경북 경남 5개 지자체장이 동의하는 등 사회적 합의도 충분히 이뤄졌다.

이런 상황을 잘 알고 있는 오 당선자의 가덕도 재추진 발언은 무책임하다. 신공항 계획을 다시 뒤집을 경우 재연될 엄청난 마찰과 갈등을 오 당선자가 모르지 않을 터다. 신공항은 2026년 개항을 목표로 이미 예비 타당성 조사가 진행돼 사업이 진행 단계다. 국토교통부도 지난 4월 국회 제출 자료에서 “영남 5개 광역단체 합의에 따라 외국 전문기관의 연구를 통해 김해 신공항을 최적의 입지로 결정한 만큼 계획대로 추진돼야 한다”고 했다. 이런데도 정치 지형이 바뀌었다고 해서 진행 중인 국책 사업을 뒤엎으려 하는 것은 책임 있는 정치인의 자세가 아니다. 이 문제로 또다시 국론이 분열되는 것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 오 당선자가 지금 할 일은 지역 이기주의를 부추길 게 아니라 신공항 계획이 차질 없이 진행되도록 적극 협조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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