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26일 청와대 경제 참모들을 경질했다.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 등으로 인해 자영업자가 몰락하고 빈부격차가 심화된 것은 물론 고용 상황이 최악으로 치닫고 있는데 대한 문책성 인사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경제수석 교체다. 경질된 홍장표 전 수석은 최저임금 인상을 비롯한 소득주도 성장을 주도한 진보 성향의 비주류 경제학자 출신이다. 부경대 교수인 그는 최저임금을 인상하면 소비와 투자가 증가하고, 노동생산성이 증가해 경제 성장으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가 가능하다는 경제 이론을 주장했다. 그는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 등과 함께 이 정책을 본격적으로 추진했지만 결과는 참담했다. 사상 최악의 실업률과 소득 양극화로 이어졌다.

그럼에도 문 대통령은 참모들의 말만 믿고 “최저임금 인상의 긍정적 효과가 90%”라고 말해 논란을 증폭시켰다. 홍 전 수석이 나중에 제시한 근거 자료는 자영업자를 제외한 짜맞추기 통계였다. 이번 인사는 책상머리에서 만든 검증되지 않은 정책을 실험하다 민생이 어려워졌음에도 불구하고 실패한 정책을 고집한 데 대한 책임을 물은 것으로 볼 수 있다. 장 실장도 책임을 물어 경질하는 것이 마땅해 보이나 장 실장까지 교체할 경우 문재인정부가 출범 1년 만에 경제정책 실패를 인정하고 이를 전면 수정하는 것처럼 비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한 것으로 보인다.

지금 우리 경제는 고용 악화와 미·중 무역전쟁 격화 등 국내외 악재가 겹치면서 6월 소비자심리가 1년2개월 만에 최악으로 추락하는 등 경기 비관론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소득주도 성장이든 혁신 성장이든 정책 이론이 중요한 것이 아니다. 실업률을 줄이고, 자영업자를 살리고, 빈부격차를 줄이는 실용적이고 유연한 정책 운용이 필요하다. 국민 경제에 어설픈 이념을 들이대서도 안 될 것이다. 문 대통령도 “1년의 경험을 했기 때문에 ‘처음 해보는 일이라 서툴다’는 핑계는 통하지 않는다. 국민에게 유능함을 보여줘야 한다”고 말한 바 있다. 문재인정부 들어 오히려 취약층 일자리와 빈곤층 소득이 줄어든 데 대해 “매우 아픈 지점”이라고 토로한 직후다. 이제 새로운 청와대 경제팀은 정책 이론이나 이름에 연연할 것이 아니라 국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구체적인 성과를 보여주기 바란다.

아울러 청와대 개편에 이은 일부 장관 교체도 필요해 보인다. 더불어민주당 홍영표 원내대표는 “청와대의 말을 안 듣는다”며 김영주 고용노동부 장관을 공개적으로 비판하기도 했다. 지난 1년간 보여준 몇몇 장관의 업무 태도와 능력은 국민 눈높이에 미달한다는 평가가 많다. 남북 정상회담과 북·미 정상회담, 지방선거도 끝났다. 이제 청와대와 내각이 새롭게 진용을 갖춰 경제 살리기와 민생문제 해결에 혼신을 다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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