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침내 20대 국회 후반기 원 구성을 위한 여야의 지각 협상이 27일 시작됐다. 진작 머리를 맞댔어야 할 협상이었다. 지난달 29일 정세균 국회의장을 비롯한 의장단과 상임위원장단 임기가 종료된 이후 국회는 국회를 대표하는 장(長) 없이 방치돼 왔다. 어떤 이유와 변명으로도 정당화될 수 없는 국회의 직무유기다.

자유한국당의 책임이 작지 않다. 기록적인 6·13 지방선거 참패에 따른 위기를 수습하는 게 급선무였다 하더라도 원 구성은 그것과 별개 사안이다. 이제라도 당을 수습하면서 원 구성 협상에 임하는 투 트랙 방침을 정한 건 여론을 반영한 바람직한 결정이다. 원 구성 협상을 미뤄봐야 한국당에 득 될 게 하나도 없다.

원 구성은 감투싸움이다. 더불어민주당, 자유한국당, 바른미래당, 평화와 정의의 의원모임 4개 원내교섭단체가 국회의장 1명과 국회부의장 2명, 상임위원장 18명을 어떻게 나누느냐가 핵심이다. 각 당의 첨예한 이해관계가 걸려 있어 협상이 순조로웠던 적이 없었다. 이번 역시 크게 다르지 않을 거다. 여야가 국회의장은 제1당, 국회부의장 2명은 제2·3당 몫으로 하고 상임위원장 18명은 교섭단체 의석 비율에 따라 배분한다는 원칙에 공감하고 있을 뿐 나머지는 지금부터 그려 넣어야 한다.

최우선 고려 대상은 20대 전·후반기 원 구성 상황이 달라졌다는 점이다. 전반기 원 구성 때는 제2당인 한국당이 여당이었던 반면 지금은 제1당 민주당으로 여당의 지위가 바뀌었다. 전반기에 한국당은 원활한 국정운영에 필요하다며 운영·법사·정무·기획재정·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국방·행정안전·정보 8개 상임위를 차지했다. 후반기 원 구성도 이 기준을 준용한다면 어렵지 않게 타협점을 찾을 수 있다.

다만 법사위원장의 경우 국회의장 소속 정당이 아닌 당에서 맡는 관례를 존중하는 게 옳다. 국회의장과 법사위원장의 소속 정당을 달리하는 이유는 법안 처리 과정에서 특정 정당의 독주를 막는 데 있다. 민주당이 법사위원장까지 탐내는 것은 욕심이다. 민주당으로서는 전반기 국회에서 번번이 법사위에 막혀 개혁입법이 좌절된 쓰라린 경험을 되풀이하고 싶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자신들이 야당이었을 때를 생각하면 답은 자명하다. 과욕은 화를 부른다.

트위터페이스북구글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