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마당-김명호] 안 보면 된다 기사의 사진
월드컵 대표팀 장현수 선수가 인신공격 악플에 간단명료한 대처법을 가르쳐줬다. ‘안 보면 된다.’ 장현수는 27일 밤 세계 최강 독일을 부수는 데 공격과 수비의 연결고리 역할의 수비형 미드필더로 맹활약했다. 기적을 일구는 데 단단히 한몫했다. 장현수는 스웨덴전 때 실수를 했고, 멕시코전에서는 핸드볼로 페널티킥을 허용했다. 그에 대한 악플은 단순 화풀이나 비난을 넘어서 인신공격에까지 이르렀다. 일부 악의적 댓글은 쓴 사람이 비정상적 아닌가 의심까지 해볼 만한 표현들이었다. 그 나이(27)로서는 충분히 상처받고 공포감까지 느낄 만하다. 독일과 경기를 치르고 난 뒤 그는 이렇게 말했다. “1차전, 2차전이 끝나고 인터넷을 전혀 보지 않았다. 안 본 게 나한테 도움이 된 것 같다.” 도움이 된 것 같은 정도가 아니라 그런 댓글을 안 보고 무시한 건 아주 잘한 대응법이었다.

인터넷에는 늘 이런저런 의견과 주장이 떠돈다. 말이 되는 것도 있고, 쓴 이의 저급한 수준을 짐작할 수 있는 내용도 있다. 굳이 비교하라면 칭찬이나 긍정적 얘기보다는 비난과 증오, 욕설이 더 많다. 마구 써대는 걸 마치 언론과 표현의 자유 인양 포장하는 이들도 있다. 하지만 책임 없이 떠들거나 남의 명예를 근거 없이 해친다면 얘기는 달라진다. 그건 그저 그 사람의 말초적 배설구일 뿐이다. 아마도 습관적인 악플러들은 자존감이 낮은 자들일 것이다.

우리에게는 체면 문화가 유독 강하다. 체면 문화라는 게 본질보다는 겉모습을 더 중요하게 여기는 속성이 좀 있다. 잘못된 행위를 들켰을 때 남들이 나를 어떻게 보겠느냐는 것에 대한 수치심이 잘못 자체에 대한 부끄러움보다 훨씬 큰 것이다. 이렇게 되면 늘 겉에 신경 써야 한다. 사는 게 피로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러니 남들의 쓸데없는 평가에 너무 신경 쓰지 않고 사는 법도 배워두면 좋을 것 같다. 그 첫걸음이 장현수가 가르쳐준 대로 말도 안 되는 남들의 시각과 평가를 안 듣고 안 보는 거다. 때론 무시하는 게 건방진 게 아니라 건강하게 사는 법이다.

김명호 수석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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