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년기 ‘나를 찾아가는 비상’, 나비처럼 날아서 영적 갱년기 넘다

교회 갱년기학교 수강생들의 이런 저런 위기와 극복기

중년기 ‘나를 찾아가는 비상’, 나비처럼 날아서 영적 갱년기 넘다 기사의 사진
거룩한빛광성교회 나비학교 6기 학생들이 지난 4월 경기도 고양시에 있는 이 교회 비전센터에서 점심식사를 마치고 체조하고 있다. 거룩한빛광성교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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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 부부는 교회 식구들도 부러워하는 금실 좋은 잉꼬부부였습니다. 부부 사이가 멀어지기 시작한 것은 제가 갱년기를 겪으면서입니다. 별안간 신체적, 정신적 변화로 남편과 사이가 소원해지니 다툼이 잦아졌습니다. 갈수록 사이가 멀어져 일상생활에서 기본적인 대화만 나누는 권태기를 맞고 있어요.”

경기도 고양 거룩한빛광성교회에서 열리는 ‘나비학교’(나를 찾아 비상하는 학교) 수강생 김모(50·여) 집사의 말이다. 나비학교는 일명 ‘갱년기학교’다. 자녀양육 때문에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카페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는 김 집사는 부부관계를 개선하고 싶어 나비학교에 입학했다.

최근 이 학교에 다니고 있거나 수료한 이들을 만났다. 그들의 말은 한결같았다. 하루하루 살아가는 데 전념했을 뿐 어떻게 갱년기(중년기)를 보내야 하는지에 대해선 별로 생각해 본 적이 없었다. 갱년기 증상은 천차만별이었다.

“어깨가 왜 이렇게 결리지? 눈도 피곤하고 허리는 왜 그렇게 아픈 거야. 대체 내가 왜 이러는 거지?”

“뭐야 내 남편은. 별것도 아닌데 기분 나빠 한다니까. 어린애도 아닌데 말이야.”

“옆집 아이가 명문대에 들어갔대. 글쎄 우리 집 애는 대체 어떻게 공부한 건지.”

“다 귀찮아.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아.”

여성 호르몬이 급감하는 갱년기를 겪게 되면 부부관계가 소원해진다. 여기에 권태기까지 겹치면 부부 사이에 금이 가는 경우가 많다. 신혼시절 아무 문제가 없었던 부부들도 이 시기를 피해갈 수는 없다. 이 때문에 가족이나 이웃 등과의 다양한 관계 속에서 문제를 겪게 된다. 관계 개선을 위해서라도 여성 갱년기 증상을 해결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박모(60·여) 권사는 갱년기를 심하게 겪었다. 자신을 무시하는 듯한 남편의 말투가 못마땅했다. 남편과의 대화가 불편해지고 스트레스가 쌓이면서 우울증이 찾아왔다. 친구의 소개로 나비학교에 입학했다. 그곳에서 갱년기 극복방법을 배우고 새 힘과 용기를 얻었다. 여성의 정체성을 회복하고 내려놓는 훈련을 하니 마음이 편안해졌다. 불우이웃을 돌아볼 수 있는 여유까지 생겼다.

이모(52·여) 집사는 몸이 아프면서 갱년기가 온 경우다. 눈이 침침해지고 팔을 들어올리기 힘든 오십견 진단을 받고 서글픔이 몰려 왔다. 문득 ‘이제 내 몸이 서서히 늙어가는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며칠 전에 30년 다닌 직장을 그만두니 여태껏 무엇을 위해 살았는지 의문을 품게 됐다. 이 집사는 담임목사와 상담했고 은퇴 후 인생 2막에 대한 성경적인 조언을 받으며 삶의 활력을 찾았다.

갱년기 증상은 영적으로도 나타난다. 신앙생활 10년 차인 김모(50·여) 집사는 교회봉사에 의욕을 잃었다. 그동안 예배생활, 교회학교 교사, 성가대, 구역 임원 등으로 열심히 활동했다. 하지만 지금은 싫증나고 의욕상실에 빠져있다. 신앙생활의 본질적인 답을 찾지 않은 채 교회봉사를 하다 보니 생긴 현상이다.

박모(55·여) 씨는 요즘 교회 출석을 하지 않는다. 남 얘기 좋아하는 교인들에게 상처를 입었기 때문이다. 아들이 대학에 낙방하고 남편도 실직하면서 혼자 조용히 인터넷으로 예배를 드리고 있다.

갱년기 증세는 무조건 치료해야 하는 병이 아니다. 나이가 들면서 호르몬이 줄어드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근육통이나 불면증, 체중 감소, 안면홍조, 영적 실족이나 타락 등의 여러 증세가 나타날 때는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하다.

전문가들은 ‘제2의 사춘기’로 불리는 여성 갱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중년은 시들어가는 것이 아니라 성숙해 가는 시기라는 것을 깨닫는 것이 중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김형주 거룩한빛광성교회 가정사역담당 목사는 “갱년기 여성은 가족만 돌보는 것에서 벗어나 나를 돌보는 시간이 필요하다”며 “오히려 갱년기가 힘들었던 것과 아팠던 것, 모든 것을 합하여 선을 이루는 하나님을 새롭게 경험하면서 전인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꿈의 대화, 정서 중심의 대화’ 저자인 성혜옥 미담상담센터 대표는 “가진 것에 만족하고 감사하는 삶을 살면 행복해진다”며 “감사가 습관화되면 작은 일에 감사하게 되고, 감사하면 부드러워지고 너그러워진다. 긍정심, 희망, 회복탄력성, 자존감이 생긴다”고 강조했다.

고양=유영대 기자 ydyo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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