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헌’ 다시 불 지피는 野 vs 與 “왜 이제 와서”… 지방선거 후 입장 뒤바뀌어 기사의 사진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9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2018 한반도평화 심포지엄’에서 축사를 하려고 일어나 김성태 자유한국당 대표 권한대행 옆을 지나가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이 29일 개헌 논의 불 지피기에 나섰다. 여권이 추진했던 6·13 지방선거와 개헌 국민투표 동시 실시는 한국당의 강한 반대로 무산됐었다. 더불어민주당은 야당이 연내 개헌 카드를 다시 꺼낸 데 대해 “왜 이제 와서 뒤늦게 그러느냐”는 식의 시큰둥한 반응을 보였다.

김성태 한국당 대표 권한대행은 국회 원내대책회의에서 “아직까지 마침표를 찍지 못한 권력구조 개편을 위한 개헌과 선거구제 개편 논의를 마무리지어야 한다”고 밝혔다. 김 권한대행은 “제왕적 대통령의 권력을 종식하고 특권화된 국회 권력을 내려놓는 방향으로 개헌을 추진하겠다”며 “(5월에 낸) 대통령 개헌안이 지방선거용 패키지가 아니었다면 민주당은 더 적극적으로 개헌 논의에 임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관영 바른미래당 원내대표도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민주당이 지방선거에서 압승하더니 개헌이나 선거구제 개편 문제에 소극적으로 바뀌었다”며 “촛불 민심의 완성은 개헌이라고 늘 말해 왔던 민주당이 그렇게 변해서야 되겠느냐”고 지적했다.

김 원내대표는 더 구체적으로 “오는 8월까지 여야가 개헌안에 합의하고 9월에 (국회 본회의에서) 처리한 뒤 공고 절차를 거쳐 12월에 국민투표를 하는 게 좋지 않을까 싶다”고 제안했다. 이에 김 권한대행은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수용하겠다”고 화답했다.

두 야당은 지역구에서 1등을 해야만 당선되는 소선거구제로 치러진 지방선거에서 참패한 뒤 연동형 비례대표제(정당 득표율대로 전체 의석을 배분하는 방식)를 중심으로 한 선거구제 개편을 염두에 두고 개헌론 불씨를 살려 나가려는 분위기다. 지방선거 당시 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은 서울에서 각각 25.2%, 11.5%의 정당득표율을 얻고도 서울시의회 110석 중 6석, 1석을 얻는 데 그쳤다.

여권의 개혁입법 드라이브를 견제하는 방안으로 개헌 카드를 꺼냈다는 분석도 나온다. 지방선거 이후 여권 내에서는 민주당·민주평화당·정의당 등 범진보 세력들을 합쳐서 입법 동력을 확보하자는 이른바 ‘범진보 개혁입법 연대’ 움직임이 가시화되고 있다. 김 권한대행은 회의에서 “독점적 입법 권력을 바탕으로 정권 독주체제가 더 공고해지고 실험적 정책과 선심성 정책이 남발된다면 사회적 갈등과 비용을 초래할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김 원내대표는 “평화당과 정의당도 연내 선거구제 개편과 개헌에 동참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평화당·정의당은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고리로 한 선거제도 개혁에 적극적이다.

하지만 연내 개헌 현실화 가능성은 아직 높지 않다. 민주당 관계자는 “개헌 논의를 하려면 지방선거 때 했어야 했다. 지금은 경제·민생 등 챙겨야 할 현안이 많은데 국회가 개헌 문제를 갖고 다투는 게 맞느냐”고 말했다.

지호일 이종선 신재희 기자 blue51@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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