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포커스-강준영] 공세적인 시진핑 외교 사상 기사의 사진
시진핑 2기 지도부의 외교 전략과 지침이 ‘시진핑 외교사상’이라는 이름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중국 외교의 최고 정책결정 기구인 중국공산당 중앙외사공작위원회(中央外事工作委員會)는 지난 6월 22∼23일 베이징에서 2기 지도부 출범 이후 첫 회의를 열고 향후 대외정책의 지도강령과 행동지침으로 반드시 고수해야 할 정책 방향인 ‘10개 견지(十個堅持)’를 천명했다. 기존 중국의 외교정책을 재해석한 이 시진핑 외교사상은 향후 국제질서는 물론 북핵 문제 해결에 곤란을 겪고 있는 우리에게도 일정한 영향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시진핑 외교사상의 표면적 정책 방향은 여전히 추상적 개념으로 구성된 10개 견지에 잘 드러나 있다. 외교를 국가 의지의 표현으로 정의하고 당 중앙의 영도노선 관철을 강조하면서 중국 특색의 대국외교, 인류 운명공동체 구축, 중국 특색 사회주의 실현의 전략적 자신감 및 일대일로(一帶一路) 정책 추진이 핵심이다. 또 평화발전 노선 고수, 전 세계적 동반자 관계 구축, 공평·정의의 국제질서 유도, 국가 핵심 이익을 마지노선으로 하는 국가 주권과 안전·이익 수호, 중국 전통과 현실 인식을 결합한 중국적 외교 풍격(風格) 수립이라는 포괄적 내용도 있다. 이렇듯 외교사상은 표면적으로는 시진핑이 집권한 2012년 18차 공산당 대표대회 이후 중국 외교정책과 실천을 총괄한 것이지만 과거 행보와 구분되는 행간을 잘 읽어내야 한다.

우선 시진핑 외교사상을 지난 2014년 당시의 중앙외사공작영도소조 회의와 비교해보면 중국 외교가 기존의 자국 중심의 수동적 국제관에서 벗어나 소위 ‘신시대’를 맞아 적극적 실천 단계로 진입했음을 강조한다. 마치 마오쩌둥이 양극 체제의 틀에서 벗어나고자 소위 ‘3개 세계론’을 설파한 것처럼 시진핑은 때가 될 때까지 힘을 비축한다는 덩샤오핑의 도광양회(韜光養晦)를 넘어 국제 활동의 적극 참여(積極作爲)를 통해 중국 주도의 신 국제질서 구축 이데올로기를 천명했다. 이를 통해 시진핑은 중국의 지도자를 넘어 세계적 지도자의 위상을 확보하고 전 세계에 ‘세계적 지도자 시진핑의 중국’이 왔음을 선언한 것이다.

둘째, 이제 중국은 새로운 국제질서 구축에 본격적으로 나설 것으로 보인다. 이는 ‘국제관계 질서 구축에 적극 참여하고 인류 진보를 촉진하며, 상호 존중과 협력을 통한 공영’ 추구를 통해 새로운 외교를 지향할 것임을 강조한 데서도 잘 나타난다. 신흥 강대국의 부상이 기존 패권국과 대결을 피할 수 없다는 투키디데스 함정(Tuchididdes Trap)을 극복하는 신형 국제관계 구축을 선도하겠다는 의미다. 자연스럽게 일대일로 정책은 중국적 범위를 초월해 중국이 주도하는 협력·공영의 신형 국제질서 구축이라는 세계 전략의 구체적 실천 방법이 됐다. 개혁·개방의 성공이라는 중국적 자신감을 국제관계에도 적용하겠다는 자신감의 표출이기도 하다.

셋째, 이의 연장선상에서 중국은 세계와의 관계를 재조정해 미국과의 전략 경쟁에서 양보할 의사가 없음을 분명히 했다. 물론 이번 외교사상 설명에 중·미 관계나 미국은 한 번도 등장하지 않는다. 그러나 이 회의에서 시진핑은 국제정세의 역사적 흐름을 정확히 파악해야 한다는 역사관과 혼란한 국제정세의 본질 파악과 적확한 대응을 강조하는 대국(大局)관, 그리고 분명한 중국의 역할을 강조한 각색(角色)관을 제시했다. 이는 당연히 유일 강대국 미국 주도의 국제질서 및 미국 우선주의에 강력히 대응하겠다는 중국적 의지의 표출이다.

‘시진핑 신시대 사상’을 제기해 덩샤오핑 시대와의 고별을 선언한 시진핑이 외교에서도 독자적 세계관을 구축해 새로운 질서의 한 축이 되겠다는 선언이다. 우리 입장에서 보면 북핵 문제와 관련해 중·미 간 줄다리기와 북한의 중간자적 이익 추구가 더욱 복잡하게 얽힐 수 있음을 의미하는 것이기도 하다. 공격수로의 전향을 천명한 중국 외교의 향후 행보에 대한 면밀한 유의가 필요하다.

강준영 한국외대 중국정치경제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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