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년 내 비핵화’ 합의하면 최상의 시나리오 기사의 사진
남북통일농구 방북단 단장인 조명균 통일부 장관(오른쪽 세 번째) 일행이 3일 평양 순안공항에 도착한 직후 마중 나온 원길우 체육성 부상(조 장관 왼쪽) 등 북측 관계자들과 환담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부 장관의 3차 방북은 향후 북·미 간 비핵화 협상이 본궤도에 오르느냐를 가늠하는 중대한 분수령이다. 최상의 시나리오는 폼페이오 장관이 북측과 향후 1∼2년 안에 비핵화를 달성한다는 로드맵에 합의하는 것이다. 그러나 북·미가 비핵화 시기와 방법론에서 큰 이견을 보이면서 협상이 결렬될 것이라는 최악의 시나리오를 제기하는 전문가도 있다. 다만, 북·미 양측이 모두 판을 엎지 않으려고 하기 때문에 단계적인 비핵화 일정만 합의하는 선에서 타협이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우선 백악관은 폼페이오 장관의 방북에 상당한 기대감을 드러내고 있다. 세라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은 2일(현지시간) 정례브리핑에서 “어제 성 김 주필리핀 미국 대사가 북한 대표단과 만나 좋은 대화를 나눴다”며 “지금 당장 긍정적인 변화를 예고하는 모멘텀과 진전이 있다”고 말했다. 샌더스 대변인은 어떤 진전이 있는지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다만 “폼페이오 장관이 방북해 이런 대화를 이어갈 것”이라고만 설명했다.

폼페이오 장관의 방북은 사실 당초 예상보다 많이 늦어졌다. 폼페이오 장관은 북·미 정상회담이 끝난 직후부터 꾸준히 평양 방문을 타진했으나, 북측과 조율하는 과정에서 미뤄졌다. 그러다가 최근 성 김 대사와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부상의 접촉 과정에서 방북 일정이 잡혔다. 그런 만큼 난항을 겪던 비핵화 협상에서 진일보한 합의가 이뤄진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많다.

이와 관련 인터넷매체 악시오스는 “미국이 북한에 2차 북·미 정상회담을 9월에 뉴욕에서 갖자고 제안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9월이면 뉴욕에서 유엔총회가 열린다. 2차 북·미 정상회담을 이 시기에 뉴욕에서 하자는 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유엔 무대에 데뷔시켜 북한을 정상국가로 대접하겠다는 배려다. 체제안전 보장에 대한 우려를 내려놓고 비핵화를 서둘러 이행할 수 있는 명분을 주겠다는 것이다. 유엔 총회 기간에 뉴욕서 북·미 정상회담이 열린다면 다시 한번 전 세계의 이목이 집중될 수밖에 없다.

김 위원장이 9월 2차 북·미 정상회담 개최에 용의가 있다면 폼페이오 장관과의 면담에서 비핵화 시기와 방법을 어느 정도 구체화한 로드맵을 내놓을 가능성이 있다. 전면적인 비핵화 로드맵이 아니더라도 향후 6개월에서 2년까지 단계적으로 북한이 취할 구체적인 액션플랜이 나올 수도 있다.

그러나 일각에선 북한이 미온적으로, 나아가 미국 요구에 부정적인 답변을 할 가능성도 여전히 제기한다. 해리 카지아니스 내셔널 인터레스트 방위국장은 의회전문매체 ‘더 힐’에 기고한 글에서 최악의 시나리오를 제기했다. 예컨대 북한이 폼페이오 장관에게 비핵화 시간표를 1년이 아닌 10년으로 제시하면서 그 전에 북·미 수교와 평화협정 체결, 대북 경제적 지원 등을 먼저 이행할 것을 요구하고 나오면 협상이 결렬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또 “북한이 핵무기를 포기할 가능성이 없는 것 같다”며 “폼페이오 장관이 이번 주 평양 방문을 통해 기적을 끌어내지 않는다면 최악의 상황에 대비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카지아니스 국장은 “북한이 자신들의 선(先)지원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생산을 100기까지 늘릴 것’이라고 협박할 수도 있다”며 “이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에 속았다’고 분노하면, 북한은 남태평양으로 ICBM 3개를 동시에 발사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워싱턴=전석운 특파원 swchu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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