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AP는 잘못된 젠더평등 정책 발판될 것… 간암 투병 중이지만 폐지 때까지 투쟁” 기사의 사진
길원평 부산대 교수(왼쪽)가 3일 경기도 정부과천청사 앞에서 ‘국가인권정책 기본계획’의 문제점을 알리는 전단을 전달하고 있다.
3일 경기도 정부과천청사 앞 공터. 비닐에 덮인 허름한 텐트가 보였다. 공무원증을 패용한 행인 2명이 지나가자 길원평(63) 부산대 교수가 텐트에서 나왔다. “이것 좀 보시고 반대해 주세요.” ‘국가인권정책 기본계획(NAP)’의 문제점을 알리는 전단이었다.

동성애 동성혼 개헌반대 국민연합(동반연) 실행위원장을 맡고 있는 길 교수는 지난달 27일부터 NAP를 저지하기 위해 텐트를 치고 노숙투쟁을 벌이고 있다.

“박상기 법무부 장관이 추진하려는 NAP는 사실상 차별금지법과 같습니다. 동성애와 동성혼을 합법화하고 이단, 이슬람에 대한 정당한 비판을 차별행위로 간주하죠. NAP가 만약 통과된다면 잘못된 젠더평등 정책의 발판 역할까지 할 것입니다. 상황이 너무 절박하다 보니 법무부 앞에 텐트를 치게 됐습니다.”

NAP는 종교 자유를 침해하는 ‘종합세트’로 불린다. 게이 레즈비언 다자성애자 여호와의증인 무슬림 등을 소수자로 보호해 정당한 비판을 전면 차단한다. 법무부 교육부 문화체육관광부 국방부 경찰청 등은 NAP를 토대로 정책 집행에 나선다. 따라서 차별금지법과 같은 강력한 구속력을 지닌다.

길 교수는 오전 6시 기상해 출근길과 퇴근길, 점심시간 식당으로 향하는 공무원들에게 전단을 배포한다. 취침은 오후 10시쯤 한다. 그는 “최근 며칠간 비가 많이 내려 텐트 안이 많이 습했다”면서 “폭우를 막으려고 비닐을 덮었지만 장대비 앞엔 속수무책이었다. 틈틈이 과천시청 휴게실을 애용하고 있다”며 웃었다.

서울대와 서울대 대학원을 졸업한 길 교수는 미국 캘리포니아주립대에서 이론물리학으로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1986년부터 부산대 물리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87년 간염 진단을 받고 2010년 간암수술을 받았다. 2013년엔 신장까지 절제했다. 지금도 3개월에 한 번씩 간 기능 검사를 받는다고 한다.

길 교수는 윤리와 도덕이 무너지고 성적 타락 현상이 벌어지는 한국사회 현실을 방관할 수 없어 운동에 나섰다. 그는 “서구의 잘못된 퇴폐풍조와 실패한 성평등 정책을 수용하려는 무책임한 지도자들이 있는 게 문제”라며 “우려스러운 것은 정부가 앞장서 NAP를 통해 성적 타락을 정책적으로 부추기고 양성평등의 가치를 왜곡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부산 초량교회(김대훈 목사) 장로인 길 교수는 NAP가 폐지될 때까지 노숙투쟁을 계속할 예정이다. 동반연은 5일 청와대 앞에서 NAP 반대집회를 개최한다.

과천=글·사진 백상현 기자 100sh@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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