年 2000만원 금융소득자 稅부담 196만원가량 늘어 기사의 사진
대통령 직속 정책기획위원회 산하 재정개혁특별위원회가 제시한 금융소득 과세 개선안은 수억원대의 금융자산가를 겨냥하고 있다. 재정개혁특위는 이자·배당으로 연간 1000만∼2000만원을 버는 31만여명이 상대적으로 낮은 세율을 적용받아 조세형평에 어긋난다고 판단했다. 이에 과세 기준액(연간 금융소득)을 기존 ‘2000만원 초과’에서 ‘1000만원 초과’로 내려 불균형을 바로잡을 필요가 있다고 권고했다.

금융소득은 ‘있는 사람’의 전유물이지만 상대적으로 세율이 낮다. 전체 이자·배당소득의 90% 이상을 상위 10%가 가져간다. 여기에다 금융소득은 누진세를 적용하는 다른 소득과 달리 세금 혜택이 많다. 현재 연간 2000만원 이하 금융소득의 경우 세율 15.4%(국세 14.0%, 지방세 1.4%)를 적용해 원천징수하고 있다. 연간 5000만원의 소득을 얻는 자영업자가 부담해야 할 종합소득세율(24.0%)과 비교하면 세율이 8.6% 포인트나 낮다. 저금리 시대에 연간 2000만원가량을 이자와 배당소득으로 거두려면 수억원의 금융자산을 보유해야 한다. 재정개혁특위 관계자는 3일 “금융 고소득자에게 혜택이 집중되는 구조”라고 지적했다.

재정개혁특위는 금융소득의 과세 기준액을 1000만원만 낮춰도 형평성을 높일 수 있다고 본다. 예금과 주식으로 연간 2000만원의 금융소득, 그 외에 1억원의 사업소득을 올리는 A씨를 예로 들어보자. A씨의 금융소득은 과세 기준액 이하이기 때문에 원천징수되는 세금은 308만원(세율 15.4%)이다. 소득 1억원에 대해서는 35.0%의 종합소득세율을 적용해 3500만원의 세금이 부과된다.

하지만 재정개혁특위 권고안대로 기준액을 내리면 내야 할 세금이 커진다. 금융소득 2000만원 가운데 1000만원은 기존처럼 세율 15.4%를 곱해 154만원을 세금으로 낸다. 나머지 1000만원은 종합소득으로 간주돼 세금 350만원(세율 35.0%)이 부과된다. 같은 2000만원이라도 기존보다 196만원 많은 504만원을 납세해야 하는 것이다.

세수도 그만큼 늘어난다. 재정개혁특위는 금융소득 과세대상자가 현재 9만여명에서 40만여명으로 증가한다고 밝혔다. 다만 증세 효과를 가늠하기 어렵다. 재정개혁특위 관계자는 “금융 외 소득 규모에 따라 종합소득세율 과세표준 구간이 달라지기 때문에 정확하게 계산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또한 기획재정부가 권고안을 그대로 내년도 세법개정안에 반영하면 올해 5억원 초과 소득자의 세율을 높인 데 이어 2년 연속 고소득자 과세를 강화하는 셈이 된다. 기재부 관계자는 “금융 고소득자 대부분이 초고소득자”라고 말했다.

세종=신준섭 기자 sman321@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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