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켄슈타인’ 돌아온 류정한, 강렬하고 또 강렬하다 [리뷰] 기사의 사진
뮤지컬 ‘프랑켄슈타인’에서 빅터 프랑켄슈타인을 연기한 배우 류정한. 같은 역할로 합류한 전동석 민우혁과 번갈아가며 공연한다. 앙리 뒤프레 역에는 박은태 한지상 카이 박민성이 쿼드러플 캐스팅됐다. 뉴컨텐츠컴퍼니 제공

이전이미지다음이미지

해를 걸러 재연되는 뮤지컬은 시즌마다 대동소이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그 작은 차이가 관객을 또다시 극장으로 불러들이는 힘일는지 모른다. 3년 만에 막을 올린 ‘프랑켄슈타인’을 한층 강력하게 만드는 한 가지를 꼽으라면, 그건 아마도 ‘돌아온 빅터’ 류정한일 것이다.

‘프랑켄슈타인’은 신의 영역에 도전한 인간과 그런 인간을 동경한 피조물의 이야기. 그를 통해 인간의 욕망과 오만, 집착과 애증의 단면들을 들여다본다. 영국 작가 메리 셸리(1797∼1851)의 동명 소설이 원작이다. 2014년 초연 당시 제8회 더 뮤지컬 어워즈 ‘올해의 뮤지컬’ 등 9개 부문 상을 휩쓸며 국산 창작뮤지컬의 새 역사를 썼다.

초연에서 빅터 프랑켄슈타인 역을 맡아 작품의 성공을 이끈 류정한이 이번 세 번째 시즌에 같은 역할로 합류했다. 등장과 동시에 무대를 꽉 채우는 존재감은 여전하다. 발성과 호흡 연기 가창까지 모든 면에서 흠잡을 데가 없는 그는 좋은 배우가 작품을 얼마나 더 훌륭하게 만들 수 있는지를 몸소 증명해낸다.

류정한이 연기한 주인공 빅터 프랑켄슈타인은 19세기 스위스 제네바 출신의 과학자다. ‘죽지 않는 군인’에 대해 연구하던 그는 신체접합술의 귀재 앙리 뒤프레를 만나 본격적으로 ‘생명 창조 실험’에 돌입한다. 그렇게 만들어낸 피조물이 어느 날 괴물로 돌변해 나타나면서 걷잡을 수 없는 파국으로 치닫는다.

오프닝에서부터 좌중을 압도하는 류정한은 시종 능수능란한 솜씨로 극을 쥐락펴락한다. 그의 가창력이 폭발하는 몇몇 장면들에선 쩌릿한 전율이 온몸을 휘감는다. 정확한 발성으로 내뱉어지는 대사들은 또박또박 귀에 와 박히고, 묵직한 음색은 작품에 무게감을 더한다. 앙리 역의 박은태도 다행히 밀리지 않는 존재감으로 팽팽한 균형을 유지한다.

이미 완성도를 인정받은 작품인 만큼 탄탄한 구성을 보여준다. 빅터가 피조물을 탄생시키는 순간으로 문을 여는 1막은 둘의 전사(前史)를 설명하는 데 집중하고, 2막에서 보다 화려한 볼거리를 펼쳐낸다. 다만 무희들이 등장하는 격투장 장면은 쇼 뮤지컬적 요소가 짙어 전체적으로 튀는 느낌을 준다.

웅장한 세트와 강렬한 음악에 눈과 귀가 즐겁다. 곱씹을 만한 메시지도 적지 않다. 생명의 본질에 대한 철학적 물음으로 시작하는 이야기는 우정과 사랑 같은 가치들을 거쳐 인간에게 닥쳐오는 숙명적 외로움에 도달한다. 보는 이에 따라선 공연 이후 다소 헛헛함을 느낄 수도 있겠다. 오는 8월 26일까지 서울 용산구 블루스퀘어 인터파크홀.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

당신이 좋아할 만한 기사

트위터페이스북구글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