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인 김백준은 인지 장애”  MB 변호인단의 고육책? 기사의 사진
“검찰의 공소장이 일본주의(一本主義)를 위반한 만큼 공소기각 판결을 해야 합니다.”

3일 서울중앙지법 형사대법정에서 이명박 전 대통령 변호인단은 이 같은 주장을 들고 나왔다. 110억원대 뇌물수수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후 9번째로 열린 공판기일에서다.

공소장 일본주의는 재판이 끝나지 않은 피고인은 무죄 추정되므로 피고인에 대한 유죄 심증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서류 등을 공소장에 첨부할 수 없다는 원칙이다. 이를 위배할 경우 법원은 공소 절차에 문제가 있다고 보고 공소기각 판결을 내린다.

변호인단은 이날 이 전 대통령에게 불리한 증언을 한 김백준(사진) 전 청와대 총무기획관이 ‘경도 인지 장애’ 진료를 받고 있다며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받은 요양급여내역을 내놨다. 증언의 신빙성을 따지려는 취지다.

그러나 이 같은 소송 전략이 획기적인 반전 카드가 될지는 미지수다. 공소장 일본주의 위배를 주장해 공소기각을 이끌어내는 전략 자체가 흔치 않다. 앞서 박근혜 전 대통령,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도 재판에서 이 같은 주장을 해봤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설사 이를 근거로 공소기각 판결을 받더라도 검찰 측은 다시 공소장을 제출할 수 있다. 김 전 기획관 진술의 증거능력도 큰 영향을 끼치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검찰은 다른 증거들이 이미 충분하다고 밝혔고, 그의 증언이 바탕이 된 공소사실은 일부에 그친다.

변호인단은 소송에 유리한 자료를 최대한 모으기 위한 시간을 벌려는 것으로 보인다. 이창현 한국외대 로스쿨 교수는 “공소장 일본주의 위반으로 무죄를 이끌어내긴 어렵지만 시간적 여유를 벌기에는 유효한 전략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구자창 기자 critic@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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