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 수련과정에 있는 전공의들이 건강상 위험에 노출된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전공의협의회가 91개 병원 인턴과 레지던트 730명을 대상으로 지난 5월25일부터 7월3일까지 방사선 노출경험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수술방·CT실 등에서 방사선에 노출된 경험자가 96.8%(707명)에 달했다. 특히 15명은 하루평균 노출시간이 8시간을 넘는다고 답해 충격을 주고 있다.

설문에 따르면 ‘경험한 방사선 노출 유형’으로는 ▶simple X-ray(63.8%) ▶CT(86%) ▶연속적 X-ray 발생장치(69.3%) ▶방사선 동위원소 노출(11.3%) ▶방사선 근접치료(3.1%) 순이었다. ‘하루평균 노출시간’은 응답자의 86.1%가 2시간 이하(1시간 미만 62.9%, 1∼2시간 23.2%)라고 답했고, ▶3∼4시간 8.1%(57명) ▶5∼6시간 2.8%(20명) ▶7∼8시간 0.8%(6명) ▶8시간 초과 2.1%(15명) 등의 답변이 있었다. ‘1주 평균 노출횟수’는 2∼3회가 38.3%로 가장 많았고, 4∼5회(21.5%), 0∼1회(16.3%)가 뒤를 이었다. 눈길을 끄는 점은 10회 이상이 13.9%로 나타나 하루 2회 이상 방사선에 노출되는 전공의들도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방사선 노출 빈도가 높은 전공과목’으로는 정형외과(48.1%), 신경외과(36.6%), 응급의학과(21.6%), 내과(20.4%), 영상의학과(8.6%) 순이었다.

상황이 이렇지만 전공의에 대한 방사선 피폭 관련 제도나 보호대책은 미미한 실정이다. 전공의협의회에 따르면 현행법은 ‘방사선 관계종사자’에 대해 방사선 피폭 우려가 있는 업무를 할 경우 피폭선량계를 착용해야 하며, 피폭선량 측정결과 선량한도를 초과하지 못하도록 정하고 있지만 방사선사와 달리 전공의는 방사선 관계 종사자로 등록되지 못해 1년 CT운용시간 제한 등의 규정도 적용되지 않고 있다.

이러한 문제는 설문결과에서도 나타나는데 방사선 작업종사자 등록 여부에 대해 5.5%만이 ‘그렇다’고 응답했고, 절반이 넘는 61.6%는 ‘들어본 적도 없다’고, 33.4%는 ‘등록돼 있지 않다’고 응답했다. 방사선 관계종사자 등록 여부에서도 61%가 ‘들어본 적도 없다’고 응답했으며, 33.4%는 ‘아니다’라고 답했다. TDL(개인피폭선량측정계) 뱃지 사용 여부에 대해서도 91%가 사용한 적이 없거나(61.2%), 들어본 적도 없는(29.6%)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방사선 노출업무와 관련해 주의사항 혹은 안전교육을 받은 적이 있는가에 대한 질문에 85.2%가 ‘없다’고 응답해 방사선 위험에 무방비로 노출된 것으로 확인됐다.

전공의들은 방사선 노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방사선으로부터 보호를 잘 받고 있다고 생각하는 응답자는 8.8%에 불과했으며, 방사선 노출시 보호구를 철저하게 제공받고 있냐는 질문에는 70.3%가 ‘아니다’라고 답했다. 특히 방사선 노출 이후 이상증상이나 혈액검사 결과에서 이상을 경험한 응답자도 5.9%(43명)에 달했고, 어지럼증·탈모·생리불순·두통·피부두드러기 등의 경험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응답자의 절반에 달하는 49%가 방사선 노출과 관련해 사직을 고려하거나, 전공과목 선택시 고민을 한 적이 있다고 답했다.

전공의협의회 이승우 부회장은 “방사선 노출은 심각한 문제로 전공의 뿐 아니라 병원 내 의료진 모두의 안전문제”라며 “수련환경평가 항목에 반영되는 것은 물론, 정부와 각 수련병원 등에서 실태조사 및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대한전공의협의회가 전공의 역시 방사선 관계 종사자로 등록돼 정기적으로 피폭 관리를 받을 수 있도록 전국 수련병원에 ‘전공의에게 최선의 보호구를 제공하고, 불필요한 피폭 업무 최소화 조치 시행’ 등을 담은 공문을 전달했다.

조민규 쿠키뉴스 기자 kioo@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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