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장 한번에 7280만원… 국회 특활비는 의원 ‘쌈짓돈’ 기사의 사진
국회의사당 전경. 뉴시스
국회의원들의 ‘쌈짓돈’으로 비판받아온 특수활동비(특활비)의 상당액이 의원들의 호화 출장에 쓰인 것으로 드러났다. 한 번 출장에 7000만원이 집행되기도 했다. 출장경비는 별도로 책정돼 있지만 특활비가 국회의원들의 용돈처럼 지급된 셈이다.

참여연대는 4일 홈페이지를 통해 2011∼2013년 국회 일반회계 예산 중 의정지원·위원회운영지원·의회외교·예비금 등 4개 세부 항목의 특활비 지출결의서 내역을 공개했다. 총 1296건, 240억원(연평균 약 80억원) 규모다. 특활비는 원래 기밀정보 등과 관련한 국정 수행에 쓰이는 경비를 말한다. 이 돈은 정부가 각 정당에 지급하는 수십억원의 국고보조금과 별개다.

하지만 공개 내역에 따르면 의원들은 단체 출장경비 용도 외에 개별적으로도 경비를 수령했다. 2013년 강창희 전 국회의장의 10박12일 동남아 순방 일정에는 특활비 5만 달러(약 5300만원)가 지급됐다. 2011년 1월 박희태 전 국회의장은 알제리 방문 당시 6만4000달러(약 7280만원)를 받아갔다.

특활비는 국회의원들에게 ‘보너스’처럼 지급됐다. 국회 교섭단체 원내대표들은 매달 특활비 명목으로 의석수에 따라 수천만원을 받아갔다. 한나라당과 통합민주당 양당 체제였던 2011년의 경우 양당 원내대표에게 2500만원씩 돌아갔다. 이와 별개로 회기가 열리면 같은 금액이 한 번 더 지급됐다.

상임위원장과 특별위원장도 활동비 명목으로 달마다 평균 600만원을 받아 챙겼다. 운영위원장을 맡은 여당 원내대표는 특활비를 중복으로 수령했다. 상임위나 특위 위원들도 정기국회 활동비로 한 번에 50만∼300만원을 받았다. 상임위원과 특위위원을 겸하고 있으면 중복으로 특활비를 받았다. 국정감사를 명목으로 100여만원씩 별도로 가져가기도 했다. 2011년 9월 국감 관련 특활비 명목으로 지출된 금액은 3억8700만원이다.

이 외에도 ‘균등 인센티브’라는 단어가 자주 등장했다. 회기별로 입법·정책개발비 인센티브로 1억4000만∼1억5000만원이 책정됐는데 말 그대로 균등하게 전체 의원 300명으로 나누면 50만원씩 떨어졌다. 해가 넘어가기 전인 12월 30일에는 ‘특별 인센티브’로 2억500만원가량이 책정되기도 했다. 국회 사무처는 2013년 정책개발비 인센티브로 1억4256만원을 수령하기도 했다.

다만 공개된 내역을 봐도 영수증이 없어 지급된 특활비가 어떻게 쓰였는지 파악하는 데 한계가 있다. 지난달 29일 1529장의 지출 내역을 국회로부터 제출받은 참여연대는 5일 구체적인 분석 결과를 발표한다.

참여연대는 그동안 국회 ‘쌈짓돈’이란 비판을 받아온 특활비 내역을 2015년 5월 국회에 정보공개를 청구했다. 발단은 홍준표 당시 경남도지사의 발언이었다. 그는 고(故) 성완종 경남기업 회장으로부터 경선자금을 받았다는 의혹이 일자 “2008년 여당 원내대표를 할 때 매달 국회 대책비로 나온 4000만∼5000만원을 전부 현금화해 쓰고 남은 돈을 집사람에게 생활비로 주곤 했다. 그 돈을 집사람이 모아준 돈”이라고 해명했다. 이 발언은 특활비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대법원은 지난 5월 특활비 내역을 공개하라고 판결했다. 참여연대는 지출 내역 세부 분석 결과를 5일 발표한다.

최예슬 기자 smart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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