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인이라면 예멘 난민 품어야죠”

예멘서 의료선교사 활동한 박준범 엠브릿지 대표

“기독교인이라면 예멘 난민 품어야죠” 기사의 사진
박준범 선교사가 지난 3일 서울 강남구의 한 사무실에서 기독교인들은 제주도에 온 예멘 난민들을 환대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룻은 난민이었습니다. 이방 민족 모압 족속이었던 그는 남편을 잃고 시어머니인 나오미를 따라 베들레헴으로 이주했고 그곳에 정착해 새 가정을 꾸렸죠. 결국 그는 다윗왕과 예수 그리스도의 조상이 되는 큰 축복을 받았습니다.”

지난 3일 서울 강남구의 한 사무실에서 만난 박준범(55·엠브릿지 대표) 선교사는 “구약에 나오는 룻과 제주에 온 500여명의 예멘 난민들이 다르지 않다”며 힘주어 말했다. 그는 기독교인들이 난민 문제를 이해할 때 룻기가 중요한 교본이 돼야 한다고도 했다.

박 선교사는 예멘과 각별한 관계다. 외과의사인 그는 2001년부터 13년간 예멘에서 의료선교사로 활동했다. 그의 가족도 예멘 사람들과 어울려 살면서 아랍어를 배우고 그들의 문화를 체험했다. 인술을 베푸는 동시에 복음의 씨앗도 뿌렸다.

예멘은 어떤 나라일까. 박 선교사는 “2000년대 초반에도 ‘중동의 방글라데시’라 불릴 정도로 가난했다”면서 “산유국이면서도 부정부패로 국민의 삶은 전혀 나아지지 않았는데 현재는 그마저도 전쟁으로 모두 파괴되고 말았다”며 안타까워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모카커피의 고향이 바로 예멘이고 우리나라가 상당한 양의 천연가스를 수입하는 나라”라면서 “그런 면에서 예멘인들과 한국인들은 서로 의존적인 관계”라고 덧붙였다.

박 선교사는 기독교인이라면 난민을 품어야 한다고 단언했다. 그는 “그들이 처한 고통은 우리 모두의 문제이며 그들의 상처를 위로하는 게 급선무”라면서 “사랑과 신뢰를 쌓은 후 복음을 전해도 늦지 않다”고 했다. 박 선교사는 8일 제주로 내려가 예멘인들을 만났다. 그들의 고민과 어려움을 듣고 위로하기 위해서다.

박 선교사는 난민들을 만나 접점을 넓히고 환대하자고 말했다. “무조건 사랑하라는 것도 아닙니다. 무슬림을 경계하자는 주장도 이해합니다. 다만 벼랑 끝에 몰린 이들을 이해하기 위해 마음을 열자고 부탁하고 싶습니다. 제주에 있는 예멘인들은 피난민입니다. 그들에겐 따뜻한 안식처가 필요합니다.”

실제로 박 선교사를 비롯해 과거 예멘에서 사역했던 선교사들은 제주에 난민들의 안식처를 만들 예정이다. 그는 “과거 예멘에서 활동했던 선교사들 사이에 난민 안식처가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크다”며 “지역교회와 기독 단체들의 협력을 얻어 진행할 계획”이라고 했다.

인터뷰 말미 박 선교사는 “예수님도 태어나자마자 애굽으로 내려가 2년 동안 난민으로 살았다”면서 “성경은 난민들이 살아온 이야기를 모아놓은 책”이라고 이야기했다. 그러면서 “기독교인들은 난민에게 사랑을 흘려 줄 선교적 책임이 있다”면서 “배척 대신 환대, 미움 대신 사랑을 나누면서 기독교 신앙의 위대함을 보여주자”고 당부했다.

글·사진=장창일 기자 jangci@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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