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탁 앞 빛 발한 언니들의 내공 기사의 사진
케이블채널 올리브에서 방영되는 ‘밥블레스유’에서 먹성과 입담을 뽐내고 있는 출연자들. 왼쪽부터 김숙 최화정 송은이 이영자. CJ ENM 제공
홈페이지 시청자 게시판만 봐도 금방 실감할 수 있다. 이 프로그램에 대단한 호평이 쏟아지고 있다는 사실을 말이다. 게시판엔 “언니들(출연진)과 밥을 먹고 싶다”거나 “출연자들 얘기에 공감이 간다”는 글이 꾸준히 올라온다. 각종 SNS에서도 인기를 실감할 수 있다. 방송에 등장한 조리 기구나 출연진이 언급한 ‘맛집’이 궁금하다는 글이 한두 개가 아니다.

화제의 방송은 케이블채널 올리브에서 내보내는 ‘밥블레스유’. 지난달 21일 첫 방송된 이 프로그램은 목요일 밤 9시에 방영되는데, 방송 3회 만에 확실한 팬덤을 구축한 분위기다.

프로그램은 ‘언니들의 푸드테라픽(PICK)’이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있다. 출연자는 최화정 이영자 송은이 김숙. 이들은 테이블에 한가득 진수성찬을 차려놓고 전국의 산해진미를 논하면서 시청자들로부터 답지한 고민 중 몇 개를 골라 명쾌한 해법을 제시한다.

시청자들이 피로감을 느낄 정도로 우후죽순 생겨난 ‘먹방’에 연예인들의 ‘수다’를 보탰으니 진부한 프로그램일 거라고 짐작할 수 있지만 그렇지 않다. 출연자들은 길게는 20년 넘게 친분을 쌓아온 사이다. 이들은 저렇게 먹어도 되나 싶을 정도로 먹고 또 먹으면서, 방송에서 저런 얘기까지 해도 되나 싶을 정도로 격의 없는 농담을 주고받는다. 음식을 통한 ‘힐링’이 어떤 것인지, 산전수전 다 겪은 ‘언니들’의 내공은 어느 정도인지 실감할 수 있다.

특히 돋보이는 건 최화정과 이영자다. 예컨대 최화정은 첫 방송에서 음식을 먹다가 “이거 먹지 마, 상했어”라고 말했는데, 이영자는 그가 맛있는 요리를 독식하려고 저렇게 말한다는 사실을 금방 간파한다. 그는 “웃기고 있네. 어디서 사기를 치냐”라고 쏘아붙인다. 이영자는 “나는 작은 그릇을 쓰면 폐소공포증이 도져서 안 돼”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내기도 한다.

연출은 황인영 올리브 PD가 맡고 있다. 황 PD는 “출연자들이 꾸밈없는 태도로 방송에 임하고 있다”며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이야기를 전한다는 점이 인기 비결일 것”이라고 자평했다. 이어 “성별·연령별 시청률을 보면 30대 여성 시청률이 가장 높고, 그다음이 40대 남성”이라며 “남성들도 얼마든지 공감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라는 방증일 것”이라고 했다.

사실 밥블레스유의 인기는 얼마간 예견된 일이었다. 이 프로그램은 올리브와 송은이가 차린 제작사인 비보TV가 공동 제작한다. 비보TV는 절정의 인기를 구가하는 팟캐스트 ‘송은이 김숙의 비밀보장’(이하 비보)을 만들고 있다. 비보에서는 방송 전부터 신규 TV 프로그램을 선보인다는 사실을 공지했고, 애청자들은 큰 기대감을 갖고 방송을 기다렸었다. 황 PD는 “올리브와 비보TV가 남북 단일팀처럼 방송을 만들고 있다”며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콘텐츠인 만큼 장수 프로그램으로 자리 잡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박지훈 기자 lucidfall@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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