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제 개편 엇박자 논란 2제] 금융소득 종합과세 강화 반대하는 기재부의 속사정 기사의 사진
기획재정부가 대통령 직속 정책기획위원회 산하 재정개혁특별위원회가 권고한 금융소득 종합과세 강화안을 사실상 거부하면서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재정개혁특위는 금융소득자 간 조세형평 문제를 해소해야 한다고 판단하고 있다. 반면 정부는 급격한 ‘부자증세’ 부담, 부동산 자산으로 쏠림현상 심화, 국회통과 난관, 역외탈세 역효과 등 현실적인 어려움을 들어 반대하는 분위기다.

청와대 김의겸 대변인은 5일 브리핑에서 “재정개혁특위는 어디까지나 자문기구”라며 “과세권은 정부가 책임지고 입법으로 해결해야 되는 문제”라고 말했다. 대통령 직속기구인 재정개혁특위와 정부안을 최종 결정하는 기재부가 엇박자를 내자 청와대에서 기재부에 힘을 실어준 것으로 풀이된다.

정부가 금융소득 종합과세 강화안에 제동을 건 표면적 이유는 ‘자산시장 불균형 심화’다. 금융소득 종합소득세율(6∼42%)을 적용하는 기준액을 연간 2000만원 초과에서 1000만원 초과로 낮추면 금융소득자의 세 부담은 늘어난다. 금융소득자들이 부동산 등 다른 실물자산으로 이동할 가능성이 그만큼 커진다. 기재부 관계자는 “가뜩이나 다른 선진국에 비해 부동산 쏠림 현상이 강해 자금이 제대로 순환되지 않는 측면이 있는데, 이런 현상이 더 심해질 수 있어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정부의 속사정을 들여다보면 더 현실적인 고민도 있다. 종합부동산세를 비롯한 부동산 보유세 강화를 추진하는 마당에 금융소득세까지 올리면 ‘부자 증세’가 가파른 속도로 진행될 수 있다는 게 첫 번째 우려다. 부동산 보유세를 강화해 자산을 금융시장으로 유인하려는 정책 목표와도 충돌할 수 있다. 주택임대소득의 종합과세 기준액이 연간 2000만원 이하인 점을 감안하면 형평성 논란도 제기될 수 있다. 실제 정부는 재정개혁특위 논의 과정에서도 이런 이유들을 내세우며 반대 의견을 냈었다.

두 번째 걸림돌은 예산과 달리 세제 개편은 법을 개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정부는 증세에 비판적인 야당을 설득하는 게 만만찮다고 판단한다. 실제로 2013년 금융소득 종합과세 기준액을 4000만원에서 2000만원으로 내린 이후 매년 기준액을 1000만원으로 낮춰야 한다는 법 개정안이 발의됐었지만 모두 국회를 통과하지 못했다.

여기에다 납세자의 체감도가 달라질 수 있다. 금융소득으로 연간 2000만원 이하를 벌면 금융회사에서 세금을 원천징수한다. 2000만원을 초과하면 금융소득자가 직접 종합소득 신고를 해야 한다. 피부에 와닿는 증세 효과가 크다보니 해외자산으로 도피, 탈세에 대한 유혹이 커질 수밖에 없다. 역외탈세를 부추기는 역효과가 나는 것이다.

세종=정현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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