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코올 중독 남편 사망 당시 별거한 결혼이민 몽골 아내 체류 연장해야” 기사의 사진
배우자가 사망했을 당시 별거 중이었다는 이유로 결혼이민 여성에 대해 “혼인관계 진정성이 없다”며 체류연장을 거부한 것은 위법하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서울행정법원 행정2단독 김선영 판사는 몽골인 A씨가 서울출입국과 외국인청을 상대로 “체류 기간 연장 불허 처분을 취소해 달라”며 낸 소송에서 A씨 손을 들어줬다고 8일 밝혔다.

A씨는 2001년 한국인 남편과 결혼해 결혼이민(F-6) 체류 자격을 얻었다. 알코올 중독 남편에게 괴롭힘에 시달리다 남편의 요구로 2006년 별거하게 됐다. A씨는 식당·모텔·편의점에서 일하며 별거 후에도 한두 달에 한 번씩 남편에게 생활비를 건넸다. 다만 술을 마시면 시비를 걸어오던 탓에 남편에게 전화번호는 알려주지 않고 공중전화로만 연락했다. 남편은 건강악화로 지난해 4월 사망했다. 지속적으로 연락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A씨는 사망 사실을 한 달 뒤에서야 알게 됐다. 서울출입국·외국인청은 “장기간 동거하지 않았고 사망사실을 늦게 아는 등 혼인관계의 진정성이 없다”며 체류 기간을 연장해주지 않았다. 이에 A씨는 소송을 냈다.

법원은 A씨 손을 들어줬다. 김 판사는 “남편 사망 당시까지 진정한 혼인관계를 유지했다고 봐야 한다”고 판시했다. 또 “혼인관계가 유지되는 모습은 다양할 수 있으므로 동거를 하지 않았거나 연락을 자주 못했다는 사정만으로 혼인관계에 진정성이 없다고 단정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김 판사는 “별거 후 혼인관계가 파탄에 이르게 됐다고 하더라도 귀책사유는 남편에게 있다”고 봤다. 이어 “자신에게 책임이 없는 사유로 혼인관계를 유지할 수 없는 경우이기 때문에 체류자격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이가현 기자 hyun@kmib.co.kr

트위터페이스북구글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