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마을에 터 잡은 中 이단 합숙소… 주민들은 초긴장

충북 보은 전능신교 난민신청자 집단합숙소를 가다

[현장] 마을에 터 잡은 中 이단 합숙소… 주민들은 초긴장 기사의 사진
중국 사이비 종교단체인 전능하신하나님교회가 지난해 11월 매입한 충북 보은 산외면 길탕리 구 열림원 유스호스텔. 난민신청을 한 신도들이 이곳에서 집단 합숙을 하고 있다. 정문에는 컨테이너 초소가 있으며 곳곳에 CCTV가 설치돼 있다.
충북 보은 산외면 길탕리 구 열림원 유스호스텔. 이곳은 중국의 사이비 종교단체인 전능하신하나님교회(전능신교)의 집단 합숙소다. 전능신교는 중국 여성 양샹빈(楊向彬)을 여자 그리스도로 추앙하는 시한부 종말론 집단이다. 신도들은 대부분 가족 몰래 가출한 뒤 제주도에 무비자로 입국해 난민 신청을 한다.

난민 신청한 중국 이단 신도의 합숙소

기자가 지난 4일 이곳을 찾아 사진촬영을 하자 컨테이너 초소에서 한 남성이 뛰어나왔다. 관리부장이라고 자신을 소개한 그는 기자를 가로막고 경찰에 신고부터 했다. 초소를 지키던 다른 남성은 억센 조선족식의 억양으로 퉁명스럽게 물었다. “기자요? 명함 있소?”

보은경찰서 읍내지구대 소속 경찰이 도착하자 관리부장이 입을 열었다. 그는 “여기는 합숙소가 아니라 기도원”이라면서 “저 안에 중국인들이 있는데 난민 신청자들로 종교적 이유 때문에 와 있다”고 말했다. 이어 “득승교회라는 교회가 있지만 시한부 종말론을 외친 곳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경찰은 “종교의 자유가 보장돼 있기 때문에 원칙적으로 종교문제엔 개입하지 않는다”면서 “중국인과 관련된 가족들이 정식 수사를 요청하지 않는 한 저 안으로 들어갈 이유는 없다”면서 되돌아갔다.

집단 합숙소 곳곳에는 CCTV가 설치돼 있었다. 울타리 너머로 중국 여성들이 노래에 맞춰 춤추는 모습이 보였다. 기자가 “가출한 사람들은 집으로 돌려보내야 하는 것 아니냐”고 하자 관리부장은 입을 굳게 다물었다.

평온하던 마을, ‘가짜 난민’에 혼란

전능신교가 이곳에 터를 잡은 것은 지난해 11월이다. 전능신교는 대지 2만4887㎡(7541평)와 연면적 3167㎡(959평)인 지상 3층 건물을 매입했다. 지난 3월부터 전입신고도 하지 않은 중국인 수백명이 들락거리고 밤낮 없이 집회를 열자 평온하던 마을은 혼란에 빠졌다. 부녀자들은 외출을 자제하고 있고 주민들의 불안감도 높아지고 있다.

고추와 참깨 농사를 짓는 이모(68·여)씨는 “45인승 버스가 많이 올 때는 하루에 8대씩 온다. 저들은 말도 안 통하는 데다 마을경제에 도움도 안 된다”면서 “문제는 저 안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아무도 모른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밤에는 무서워 집 밖에 나가지 않고 문단속도 철저히 한다”면서 “저들이 더 많이 오면 막을 방법도 없다. 기존에 살던 사람이 왜 가짜 난민들 때문에 피해를 봐야 하는 것이냐”고 목청을 높였다.

7년 전 전원주택을 짓고 정착한 조모(71·여)씨는 “지난해까지만 해도 저녁만 되면 부녀자들이 동네를 돌며 운동했지만 이제는 무서워서 집 밖에 나오지도 않는다”고 했다. 조씨는 “자기 나라에서 좋은 일 하다가 핍박받아 온 사람이라면 난민으로 받아줘도 되겠지만 이단종교를 믿겠다며 자식까지 버리고 가출한 사람들을 대한민국이 왜 난민으로 받아줘야 하느냐”고 성토했다. 이어 “난민을 모두 받아들여야 한다는 사람들이 있던데 저런 사이비종교 집단 합숙소가 집 옆에 들어와도 똑같은 주장을 할 자신이 있는지 궁금하다”고 했다.

“군청과 경찰, 전능신교 문제 방치”

마을 이장인 변양수(70)씨는 “지난 3월부터 무슨 촬영을 한다면서 밤낮없이 노래를 크게 틀어놓고 낮에는 자기들끼리 몰려다니기 시작했다”면서 “군청과 경찰에 피해를 하소연했지만 소음과 생활폐수 말고는 민원을 제기할 수 없었다. 매번 조용히 해달라고 요구하지만 해결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변씨는 “중국에서 정치적으로 극심한 탄압을 받았다면 식구들과 함께 왔을 텐데 대부분 20∼30대 젊은이들”이라면서 “불청객들이 들어온 후부턴 25가구가 사는 마을 인심이 흉흉해지고 대응방안을 놓고 주민 간 감정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고 토로했다.

지역에서 부동산중개업을 하는 정모씨는 “전능신교가 옆 마을 토지를 매입해 농사를 시작한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지역에서 전능신교 시설 때문에 동네 평판이 나빠지는 게 아니냐는 이야기가 벌써부터 흘러나오고 있다. 행정기관에서 대처해야 할 문제”라고 했다.

전능신교 “워낙 다급해 혼자 온 것”

전능신교는 중국 헤이룽장성 자오웨이산(趙維山)에 의해 1990년대 생겨난 사교(邪敎)로 2012년 시한부 종말론을 외쳤다. 2011년부터 한국에서 포교활동을 시작했다.

전능신교 본부 관계자는 “보은의 시설은 순수하게 기도하는 곳”이라며 “우리는 시한부 종말론을 외친 적이 없다. 자오웨이산과 양샹빈이 누군지 모른다”고 둘러댔다. 이어 “가짜 난민들이 신청을 많이 하다 보니 오히려 우리가 난민으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고 항변했다.

신도들의 가출과 연락두절 현상에 대해선 “이곳에 온 신도들은 가출하지 않았으며 목숨이 경각에 달려있다 보니 중국에서 급하게 혼자 온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가족들과 연락을 않거나 만나지 않는 것도 중국 정부의 도청을 피하고 한국에서 활동하는 중국 프락치로부터 가족들을 보호하기 위해서”라고 답변했다. 전능신교는 보은과 비슷한 집단 합숙소를 서울, 대구, 대전, 경기도 안산, 강원도 횡성에서 운영하고 있다.

보은=글·사진 백상현 기자 100sh@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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