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회의 땅’ 북한을 잡아라…이통사, 주도권 경쟁 나서 기사의 사진
성장 정체기에 접어든 이동통신사들이 잇따라 대북사업 전담 태스크포스(TF)를 만들고 사업 청사진을 발표했다. ‘기회의 땅’ 북한을 두고 주도권 경쟁에 나선 것이다.

8일 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은 지난 2일자로 남북협력 전담 조직인 남북협력기획팀을 직원 10여명 규모로 신설했다. 앞서 지난 5월에는 KT가 남북협력사업개발 TF를 만들었다. 두 조직은 전사적 차원에서 대북 협력사업 기회를 찾고 남북 간 정보통신기술(ICT) 교류를 지원한다.

SK텔레콤과 KT는 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남북 ICT 교류협력 방안 정책 세미나’에 참석해 나란히 대북사업 전략을 발표했다. 다만 노선을 놓고선 이견을 보였다.

남북 통신 협력을 주도해온 KT는 초기에는 자사 위성통신 위주로 사업을 운영하다 여건이 마련되면 유무선 통신까지 사업을 넓혀가자는 신중론을 폈다. 김순용 KT 상무는 “북한의 통신 인프라 수준에 대한 정보가 부족한 만큼 당장 활용할 수 있는 위성통신 환경을 구축하는 게 우선”이라며 “이미 북한에 진출한 이집트 중국 등이 기득권을 주장할 수 있기 때문에 (KT와 같은) 주전선수를 중심으로 사업에 힘을 실어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SK텔레콤은 바로 무선통신망 구축에 들어가야 한다는 적극론을 내세웠다. 윤성은 SK텔레콤 상무는 “무선통신 인프라는 단기간 내 기술 격차를 줄일 수 있고, 중국 베트남 미얀마 등에서도 무선 중심의 ICT 인프라를 채택해 효과를 봤다”고 강조했다.

북한은 내수시장에 머물고 있는 이통사들이 영역을 확장할 여지가 큰 잠재적 시장이다. 북한의 무선통신 기술은 아직 3G에 머물러 있는 데다 보급된 휴대전화는 500만대 수준에 그칠 것으로 추정된다. 북한에서도 2008년부터 이통사 ‘고려링크’ ‘강성네트’ ‘별’이 순차적으로 출범해 통신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지만 시장 규모는 영세하다.

반면 국내 통신시장은 이미 포화상태다. 금융정보 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이통 3사의 올 2분기 매출액은 13조1858억원, 영업이익은 9698억원 안팎으로 추산된다. 지난해 같은 기간 실적보다 매출은 0.1%, 영업이익은 10.1% 줄었다.

다만 북한 시장을 무조건 낙관하긴 어렵다. 이집트 통신업체 오라스콤은 2008년 2억 달러를 투자해 북한 체신성과 함께 고려링크를 설립, 이동통신 사업을 시작했지만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와 현지에서 번 이익을 반출하지 못하는 문제로 어려움을 겪다 지난해 말 사실상 사업을 철수했다.

오주환 기자 johnn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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