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최대 1091㎜ 물폭탄… 130여명 사망·실종 기사의 사진
일본 오카야마현 쿠라시키시 주민들이 지난 7일 집중호우로 침수된 민가 지붕에 올라가 구조를 기다리고 있다. 일본 정부는 구조작업을 위해 경찰과 소방서, 자위대, 해상보안청 등 인력 5만4000여명과 헬기 41대를 투입했다. AP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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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서부 지역에서 발생한 기록적인 폭우로 확인된 사망자와 실종자가 130명을 넘어섰다. 지진 등 자연재해 대비에 철저한 일본에서 집중호우로 대규모 사망자가 발생한 것은 상당히 이례적이다.

교도통신과 NHK방송 등 일본 언론은 8일 오후 기준 일본 전역에서 폭우로 70명 이상이 숨졌다고 보도했다. 또 도로 붕괴와 침수, 산사태 등으로 연락이 두절된 사람은 60명 이상으로 집계됐다. 각지에서 산사태와 도로 붕괴, 열차 운행 중단, 정전 사태도 잇달았다. 집을 떠나 대피소로 몸을 옮긴 사람도 3만명을 넘었다. 일본 정부는 2016년 구마모토현 지진 이후 2년 만에 비상재해대책본부를 설치했다.

집중호우의 원인은 장마전선이 일본 서부 상공에서 수일간 정체돼 있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7호 태풍 쁘라삐룬 소멸 후 일본 남부에서 따뜻하고 습한 공기가 올라오면서 발생한 대기 불안정으로 폭우가 일어났다는 것이다. 고치현 우마지촌에서는 지난 5일부터 3일 동안 연평균 강수량의 4분의 1에 달하는 1091.5㎜가 쏟아졌다.

일본 기상청은 폭우가 발생하자 9개 부현(府縣·광역지방자치단체)에 폭우 특별경보를 내리고 500만명을 대상으로 대피 지시 또는 권고를 내렸다. 하지만 폭우로 물이 급격히 불어나면서 주민들이 미처 대피하지 못해 피해가 커진 것으로 보인다. 일본 기상청은 이날 오후 3시 폭우 특별경보를 모두 해제했지만 추가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주의해 달라고 당부했다.

피해가 눈덩이처럼 불어나면서 일본 지자체의 재난 대응에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는 비판도 나왔다. 산케이신문에 따르면 히로시마현 히가시히로마시에서는 지난 5일 오후 재해대책본부를 설치하고 주민들에게 하천 범람 가능성을 통보했다. 하지만 시청 홈페이지 공지와 FM라디오 방송, 사전등록 휴대전화에 문자메시지를 발송한 것이 전부였다. 그 사이 시청에서 고작 2㎞ 떨어진 곳에서 일어난 붕괴 사고로 사망자가 나오기도 했다.

조성은 기자 jse130801@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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