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혁신비대위, 재건 토대? 분당 시발? 기사의 사진
비대위장 거론 인사 대부분 고사 뜻 밝혀 출발부터 난항
‘국민 추천’ 후보 100여명 압축 결정 후 17일쯤 추인키로
친박선 비대위에 강한 반감, 비대위 출범에 성공하더라도 집단탈당 등 가능성 상존


자유한국당이 당내 여러 잡음 속에서도 혁신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의 항로 설정을 굳히고 있다. 현실적으로 다른 대안이 마땅치 않다는 기류가 강하다. 당 지도부는 혁신비대위가 파선 위기에 몰린 한국당 재건의 토대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비대위 출범이 분당 내지 당 해체의 시발점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고개를 드는 상황이다.

한국당은 이번 주 중 비대위원장을 비롯한 비대위 인적 구성 밑그림을 완성한다는 계획이다. 8일까지 대국민 공모를 통해 100여명의 후보를 추천받았으며, 후보군 압축 작업을 벌여 15일까지는 비대위원장 후보를 잠정 결정할 방침이다. 예정대로라면 오는 17일쯤 개최되는 전국위원회에서 최종 추인 절차를 밟게 된다.

김성태 당 대표 권한대행과 안상수 비대위 준비위원장은 혁신비대위가 내년 1∼2월까지 반년 이상 당 쇄신과 변화의 전권을 갖게 될 것이라고 수차례 공언했다. 김 권한대행은 이를 “한국당을 살려낼 칼”이라고 불렀다. 2020년 치러질 21대 총선 공천에도 영향력을 미칠 수 있도록 한다는 구상이다. 비대위 체제 안착 여부에 한국당의 미래도 걸린 셈이다.

첫 관문이자 가장 시급한 과제는 비대위원장 인선 문제다. 안 준비위원장은 “(비대위원장 후보에) 예상보다 훌륭한 분이 많다”고 자신하지만 거론되는 인사 대부분이 고사하는 등 표면적으로는 난항 분위기가 뚜렷하다. 김 권한대행이 아주대병원 중증외상센터장 이국종 교수에게 비대위원장을 제안했다가 거절당했다는 소식에 “보수의 희화화를 멈추고 해산하라”는 제2 야당 바른미래당의 논평도 들어야 했다.

결국 여론 호응이 없는 ‘그 나물에 그 밥’ 수준의 인사나 당내 비대위 반대파에 공격의 빌미를 제공할 만한 인사가 비대위원장으로 영입되면 비대위는 자칫 제대로 가동되기도 전에 분란의 중심에 서게 될 수 있다.

가뜩이나 친박(친박근혜)계 의원들이나 바른정당 출신 복당파를 견제하는 일부 중진 의원들은 현재 추진되는 ‘전권형 비대위’에 강한 반감을 드러내고 있다. 이들은 김 권한대행 퇴진, 조기 전당대회 개최 등을 촉구하는 성명이나 SNS 글 등을 통해 비대위 구성 논의에 제동을 걸려고 한다. 심재철 의원 등 의원 14명은 비대위 권한과 전당대회 개최 시기 등을 논의하자며 의원총회 소집을 요구한 상태다.

친박계 의원들은 비대위가 인적 쇄신을 내세워 당내 친박계 솎아내기를 시도할 것으로 본다. 그 뒤에는 비박계 좌장격인 김무성 의원이 있다는 게 이들의 공통된 인식이다. “차라리 분당을 하자”, “결국 당은 쪼개질 것” 등의 주장과 관측이 심심찮게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비대위가 어렵사리 출범하더라도 이후 혁신 방향성 등을 놓고 계파 간 사활을 건 당권투쟁이나 분당, 집단탈당 등의 내전 가능성은 상존한다는 뜻이다.

이런 가운데 6·13 지방선거 완패 후 대표직에서 물러난 홍준표 전 대표는 페이스북에 “연말까지 나라가 나가는 방향을 지켜보겠다. 홍준표의 판단이 옳다고 인정받을 때 다시 시작할 것”이라는 글을 올렸다. 정치 재개 의지를 시사한 것으로 읽힌다.

지호일 기자 blue51@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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