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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흥국들, 환율 방어 위해 지난달 63조원 풀었다

달러 강세·무역전쟁 격랑 속 자국 통화가치 폭락 차단 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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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흥국 중앙은행들이 자국 통화가치의 폭락을 막기 위해 지난달에 570억 달러를 쏟아부은 것으로 나타났다. 달러화 강세, 미·중 무역전쟁 파도 속에서 ‘환율 방어’에 나선 것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9일(현지시간) 국제금융협회(IIF) 자료를 인용해 신흥국들이 최근 외환보유고를 경쟁적으로 늘려 고수익·고위험 자산에 투자해 왔다고 보도했다. 올해 1∼5월 무려 1140억 달러를 늘려 2014년 이후 가장 큰 증가폭이다.

하지만 신흥국들은 지난달 들어서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폭 강화에 따른 강달러 기조가 뚜렷해지고 미·중 무역전쟁이 격해지자 외환보유고를 대거 풀기 시작했다. 올 들어 쌓은 1140억 달러의 절반인 570억 달러를 투입했다.

신흥국 통화가치는 올 들어 달러 대비 3% 하락했다. 특히 아르헨티나 터키 중국의 통화가치가 강하게 영향을 받았다. 중국 인민은행은 최근 몇 주간 국영은행에 위안화 매입을 지시했다. 그 결과 지난달 달러화 대비 3.2%나 떨어졌던 위안화 가치는 지난주 0.3% 하락하는 데 그쳤다. 브라질은 통화가치 방어에 440억 달러를 지출했고 인도도 170억 달러를 썼다.

신흥국들은 2015년 이후 외환보유고가 가장 높은 수준임을 강조하며 ‘강달러 파고’를 넘을 수 있을 것으로 자신한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외환보유고에만 의지할 경우 지속적인 효과를 거둘 수 없다고 본다. 달러화를 팔아 자국 통화의 가치를 방어할 수 있지만 달러화도 충분히 쥐고 있어야 하기 때문에 ‘외환 풀기’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아르헨티나의 경우 지난 4∼5월 100억 달러를 썼지만 페소화 급락을 막지 못했다. 아르헨티나는 외환보유고가 줄어들고 달러 빚 상환이 다가오자 지난달 국제통화기금(IMF)으로부터 500억 달러 규모의 구제금융까지 받았다. 급한 불을 끈 덕분에 페소화 가치는 이달 들어 4% 회복세를 보였지만 지난 1년간의 34%라는 하락폭을 만회하기에는 역부족이다. 브라질 레알화는 달러화 대비 14%나 떨어졌다. 인도 루피화는 7.1% 내려앉았다.

WSJ는 신흥국 중앙은행들이 계속 외환보유고를 풀지 여부는 달러화의 움직임에 달렸다고 분석했다. 달러화는 2분기에 주요 16개국 통화 대비 5% 상승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미국 경제의 성장이 둔화되고 무역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강달러 추세가 조만간 멈출 것으로 내다본다.

이동훈 선임기자 dhle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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