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별 과학] 제습기와 펠티에 효과 기사의 사진
J. C. Peltier 위키피디아
우리나라의 여름철은 장마가 겹쳐 무척 습하다. 이때 필요한 것이 제습기다. 무더운 여름날 실내에서 제습기를 틀어보면 생각보다 엄청난 양의 물이 모아진다. 섭씨 30도 상온에서 20평 실내 기준으로 최대 8ℓ의 수증기가 녹아 있으니 이상한 일도 아니다. 하지만 무더운 여름날 창문을 닫은 채 제습기를 켜면 눅눅함은 없어지지만 실내 온도가 더 높아져 난감한 상황이 될 수 있다. 일반 가정용 제습기는 펠티에 효과를 이용하여 습기를 제거한다. 전류는 열을 전달하는데 금속마다 전달하는 열량이 각기 다르다. 펠티에 효과란 열을 전달하는 특성이 다른 두 금속을 이어 붙여 전류를 흘려보낼 때 그 접촉면에서 열을 흡수하거나 방출하는 현상이다. 열이 방출되는 쪽은 뜨거워지고, 열을 흡수하는 쪽은 차가워진다. 금속 사이의 접합 구조를 잘 설계하면 이 현상을 효과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 펠티에 소자를 만들 수 있다.

펠티에 소자를 이용한 제습기는 차가워지는 경계를 확장해서 공기와의 접촉을 늘린다. 차가워진 경계면에서 습기는 모아지고 건조해진 공기는 밖으로 보내진다. 그런데 펠티에 소자의 발열 부위 또한 제습기 안에 있어 차가워지는 만큼 뜨거운 열도 배출된다. 여기에 더해서 두 금속에 전류를 흘림에 따라 금속 자체에서도 열이 발생한다. 결국 제습기가 소모하는 전력만큼 추가의 열이 발생하여 제습기를 가동하는 만큼 실내는 더 더워진다.

더운 여름에 냉장고 문을 열면 당장은 시원해지지만 계속 열어놓으면 냉장고가 가동하는 만큼 더 더워지는 이치와 동일하다. 이와는 다르게 에어컨의 제습 모드를 가동하면 습기도 제거되고 시원해진다. 에어컨은 열을 실외기에서 방출하기 때문이다. 밖은 더 뜨거워지지만 실내는 시원하면서도 습기가 제거된 쾌적한 상태가 된다.

펠티에 소자를 이용하는 또 다른 가전제품으로 냉온정수기가 있다. 더운 경계면에서는 온수가, 차가운 경계면에서는 냉수가 나온다. 전기에너지를 아주 효율적으로 쓰는 제품이다.

이남영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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