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션

미션 > 전체

“고난 가운데 오히려 하나님의 뜻 찾았습니다”

백혈병 투병 중인 원성도 불가리아 선교사

“고난 가운데 오히려 하나님의 뜻 찾았습니다” 기사의 사진
백혈병 투병 중인 원성도 선교사(오른쪽)는 지난 8일 경기도 김포 자택에서 고난 가운데서도 감사하며 하나님의 뜻을 구하고 있다고 고백했다. 왼쪽은 부인 김수자 선교사. 김포=송지수 인턴기자

이전이미지다음이미지

4년째 ‘필라델피아 양성 성인 급성 림프성 백혈병’으로 투병 중인 원성도(69) 불가리아 선교사를 만나기 전 이런 생각이 들었다.

‘주를 위해 모든 것을 버리고 불가리아에서 10년 동안 헌신한 분인데 왜 이런 고난 중에 있어야 하나. 하나님은 이 고난에 어떻게 응답하고 계실까.’

지난 8일 경기도 김포 봉화로 자택에서 만난 원 선교사는 고난 가운데 오히려 하나님의 뜻을 찾으며 감사를 고백했다. 목사인 아들과 며느리, 두 명의 손주들과 함께 살고 있었다.

“고난의 대명사인 욥기 말씀을 자주 묵상합니다. 욥기 23장 10절인 ‘내가 가는 길을 그가 아시나니 그가 나를 단련하신 후에는 내가 순금같이 되어 나오리라’는 말씀을 붙잡습니다. 저의 모든 길을 아시는 하나님께 모든 환경을 믿고 맡겼어요. 그래서 지금의 중병과 고통, 사망에 대한 굴레에서도 자유하게 되고 기뻐하는 삶을 산다고 고백할 수 있어요.”

원 선교사는 백혈병 발병 이후 한 번도 원망하는 마음을 가진 적이 없다고 고백했다. 부인인 김수자(64) 선교사 역시 마찬가지다.

“하나님이 주신 모든 환경은 선하다고 믿어요. 디모데전서 4장 5절을 보면 감사함으로 받으면 버릴 게 없다고 하죠. 이 과정을 통해 하나님께서 저에게 무언가 새로운 일을 시작하셨구나 싶었어요. 이런 상황에서도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고 다른 영혼을 주님께 인도하고 싶은 마음이 큽니다.”

하지만 그의 고난은 보통 사람이 감당하기엔 녹록지 않아 보인다. 그는 2015년 3월 여동생으로부터 골수이식을 받은 뒤 병원체에 의한 숙주반응 등으로 고통받고 있다. 왼손과 양발에 있는 손발톱이 다 녹았고 특히 발에 진물이 계속 흘러 늘 거즈를 대야만 한다. 항암 치료를 계속 받아 면역력이 떨어진 탓에 걸을 때 다른 사람이 부축해주지 않으면 자주 넘어지기 일쑤다. 그의 얼굴과 다리 등은 퉁퉁 부어있다. 폐렴과 대상포진 등으로 응급실에 실려 가 고비를 넘긴 게 수차례나 된다.

“3년 동안 양손을 사용하기 힘들어 머리를 오른손으로 감았어요. 치약을 바닥에 눌러서 짜고 양말을 신고 옷 입는 것도 모두 불편했죠. 이 고통은 말로 표현할 수 없어요. 최근 하나님이 오른손을 사용할 수 있게 하셔서 이 손으로 밥을 먹고 글을 쓰고 전화도 받으니 얼마나 감사한지 몰라요. 2014년 10월 3개월 시한부 판정을 받았는데 벌써 3년 8개월을 더 넘게 살고 있네요. 하나님이 하신 일입니다.”

그는 매일 면역억제제를 복용하고 한 달에 보름은 병원에 입원해 치료를 받고 있다. 미약하지만 이전보다 상태가 호전돼 선교사 부부는 지난 3월부터 매주 토요일 지역 아파트 단지에서 노방전도를 하기 시작했다.

거동이 불편한 원 선교사가 “예수님을 믿으세요. 예수님은 당신의 구세주가 되십니다”라고 외치면 김 선교사가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전도지를 나눠주고 신앙 상담을 한다.

그동안 병원에서 환우 등 30명 이상 전도한 것은 선교사 부부의 소중한 열매다. 원 선교사가 믿음으로 병을 이겨내는 모습을 보며 많은 환우들이 위로와 용기를 얻었다.

“2016년 7월부터 암 요양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어요. 하나님이 백혈병 환자인 저를 거기에 가도록 하신 이유를 알게 됐죠. 몸과 마음이 연약한 암 환자들에게 기도해주면 그렇게 좋아할 수 없어요. 이곳에서 많은 이들이 주님을 영접했죠.”

원 선교사는 힘겨운 상황에서도 지난 5월 미국 캘리포니아주에 있는 킹데이비드 대학(King David University)에서 명예 선교학 박사 학위를 받고 경기도 시흥에 있는 학교부설 북한선교훈련원에서 매주 화요일 선교 강의를 하고 있다.

병상에서 하나님을 위해 가장 하고 싶었던 일이 노방전도와 강의였다. 불가능해 보였던 그 두 가지를 모두 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몸이 완전히 회복되지 않아 선교지인 불가리아에 갈 순 없지만 SNS 등을 통해 복음을 전하는 것은 그의 일상이 됐다. 지난 3월부터 주 1∼2회 ‘순례자의 소리’라는 제목으로 150여명에게 카카오톡으로 기도문과 말씀을 전달하고 있다.

남편의 병간호를 하던 김 선교사는 중보기도 모임인 ‘다니엘기도방’을 운영한다. 15명의 기도용사들과 함께 수면 시간을 제외하고 나라와 민족, 한국교회와 선교사, 개인 등을 위해 간절히 기도한다. 특히 병중에 있는 사람을 위해 중보기도를 하다 하나님의 일하심을 많이 체험했다.

김 선교사 역시 뇌종양 환자다. 발병 후 수면제와 진통제 없이 생활하기 힘들 정도지만 2013년 여의도순복음교회 조용기 원로목사와 이영훈 목사의 안수기도를 받고 폭발적으로 증가하던 뇌종양의 크기가 멈춘 기적을 체험했다. 이달 말 서울대병원에서 뇌종양 검사를 받을 예정이다.

원 선교사 부부의 기도제목은 교회에 여러 사정으로 나가지 못하는 영혼을 위한 공동체를 만드는 것이다. 노방전도를 하면서 교회에서 상처받아 예배를 드리지 못하는 사람을 많이 만났다.

“아픈 분들은 가까운 친척한테도 연락하기 힘들고 교회에도 나갈 형편이 아니라고 해요. 누군가 그들의 손을 잡아주고 옆에만 그저 있어줘도 큰 힘이 된다고 말하죠. 저도 그 경험을 했고요. 예전처럼 불가리아에 상주하긴 어렵지만 위로와 기도가 필요한 영혼이 한 명이라도 있다면 함께하고 싶습니다.”

▒ 원성도 선교사의 불가리아 사역
집시들과 동고동락… 집시촌에 6개 교회 세워


기독교대한하나님의성회 여의도순복음에서 파송받은 원성도 선교사 부부는 2004년부터 불가리아에서 집시사역을 했다. 한곳에 정착하지 못하고 바람처럼 떠돌기 좋아하는 집시들을 예수의 마음으로 품고 한집에서 동고동락하며 생활했다. 음식 의류 등 그가 가진 모든 것을 내어놓을 정도였다. 그들에게 진심으로 다가가자 통제하기 힘든 집시들도 마음을 열고 원 선교사를 ‘아버지’라고 불렀다. 집시사역 외에도 현지에서 ‘기독세겜총회’ 교단을 세워 소속 교회들을 돌봤다. 집시촌에 6개 교회를 세웠고 그 교회들을 돌볼 수 있는 10명의 현지 지도자를 길렀다. 백혈병 투병 중인 원 선교사는 현재 불가리아어로 성경교재를 만들어 현지에서 성경공부를 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김포=김아영 기자 singforyou@kmib.co.kr

트위터페이스북구글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