곰 힘자랑, 독수리 날갯짓… 기죽은 호랑이 기사의 사진
두산 베어스 선수들이 지난 5월 15일 SK 와이번스와의 경기 9회말 2아웃 상황에서 김재환의 끝내기 홈런이 터지자 환호하며 그라운드로 달려가고 있다. 투타가 조화를 이룬 두산은 올 시즌 전반기 내내 압도적인 1위를 달렸다. 뉴시스
2018 한국프로야구(KBO) 리그가 12일 경기를 끝으로 전반기를 마무리하고 올스타전 휴식기에 들어간다. 정규시즌 전반기 내내 두산 베어스가 1위를 독주했고, 약체로 평가됐던 한화 이글스가 2위를 기록하며 돌풍을 일으켰다. 반면 ‘디펜딩챔피언’ KIA 타이거즈는 의외로 5할 승률에 미치지 못하며 6위로 처졌다.

10개 구단 가운데 유일하게 6할 승률을 돌파한 두산은 60승에 가까운 경이로운 성적으로 전반기를 마무리했다. 2위인 한화의 한용덕 감독이 “차라리 두산이 치고 나가고, 아래 팀들을 잡아 줬으면 한다”고 말할 정도로 두산의 전반기는 압도적이었다. 김인식 KBO 총재 고문은 “두산은 선수가 다치더라도 또 다른 선수가 나오고 또 나온다”며 “예비전력까지 훌륭한 팀”이라고 평가했다.

두산은 투타 조화를 바탕으로 다른 팀들을 따돌리고 있다. 원투펀치인 세스 후랭코프와 조쉬 린드블럼은 각각 13승과 11승을 올리며 다승 1, 2위에 랭크돼 있다. ‘5선발’ 이용찬이 벌써 10승을 올렸을 정도다. 포수 양의지가 4할에 가까운 타율을 기록하며 팀을 이끌었다. 김재환은 홈런왕 경쟁을 하면서도 리그 최다 결승타(14개)를 치는 집중력을 보였다. 외국인 타자 지미 파레디스가 부진해 퇴출됐지만 선두 질주에 아무런 영향이 없었다.

개막 이전 전문가들이 5강 후보로 눈여겨 보지 않았던 한화는 모두의 예상을 뒤엎고 2위에 올랐다. 별다른 전력 보강도 없이 팀 컬러 전환만으로 이뤄진 성과였다. 신임 한 감독은 그간 훈련량과 작전 지시가 많고 선발투수를 일찍 강판하던 한화의 야구를 정반대로 바꿨다. 리그 최고 수준이던 희생번트는 10개 구단 가운데 가장 적어졌고, 수동적이던 주자들은 의욕적으로 도루를 시도하기 시작했다.

한화는 부족한 타력을 효율적인 불펜 가동으로 극복했다. 경기 후반 많은 역전승을 일군 원동력도 결국 마무리 정우람을 위시한 든든한 뒷문이었다. 여기에 외국인 선수 가운데 최저 수준의 연봉을 받는 제라드 호잉이 공격과 수비 양면에서 ‘복덩이’ 역할을 했다. 한 감독은 “반전의 연속이었다”는 말로 선수단의 전반기 선전을 치하했다.

반면 우승을 목표로 내세웠던 KIA 타이거즈는 6위로 전반기를 마쳤다. 지난 시즌 최우수선수(MVP)인 양현종과 헥터 노에시를 제외하면 선발들이 기대만큼의 역할을 해주지 못했다. 지난 시즌 75회를 기록해 10개 구단 가운데 가장 많았던 퀄리티 스타트(6이닝 이상 투구, 3자책점 이하)는 올 시즌 7위 수준으로 떨어졌다. 선발진의 불안은 불펜의 부담으로 이어졌다.

KIA와 넥센 히어로즈, 롯데 자이언츠 등의 중위권 싸움은 시즌 막판까지 치열하게 전개될 전망이다.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으로 다음 달 중순부터 19일간 리그가 중단되는 것도 순위 싸움의 변수다. 투수력을 회복할 시간이 되기도 하지만, 실전 감각이 떨어질 수도 있다.

이경원 기자 neosari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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