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된 설교 비평에… 목회자들 “부끄럽지만 보완할 점 깨달아”

GMN목회리더십연구소 설교클리닉 세미나 현장

호된 설교 비평에… 목회자들 “부끄럽지만 보완할 점 깨달아” 기사의 사진
GMN목회리더십연구소가 지난 11일 경기도 가평 필그림하우스에서 개최한 ‘설교클리닉’ 참석자들이 이동원 지구촌교회 원로목사의 강연을 듣고 있다. 가평=강민석 선임기자

이전이미지다음이미지

목회자는 설교자다. 많은 목회자들이 주일 강단에서 선포할 말씀을 두고 치열하게 씨름한다. 하지만 정작 내가 제대로 설교하고 있는지, 어떤 점이 부족한지 제대로 점검하고 객관적인 평가를 받을 기회는 거의 없다. 목회자들 사이에서 설교 비평은 일종의 금기와 같기 때문이다. GMN목회리더십연구소의 '설교클리닉'은 목회자들이 자기 설교를 돌아보고 실질적인 교정을 하도록 돕는 프로그램이다. 지난 11일 경기도 가평군 필그림하우스에서 열린 세미나 현장을 찾았다.

“자, 설교 준비됐으면 시작하세요. 15분 안에 마쳐야 합니다.” 이동원 지구촌교회 원로목사가 이번 세미나의 하이라이트라 할 수 있는 설교 워크숍의 시작을 알렸다. 서울의 한 장로교회 A목사가 긴장된 표정으로 강단에 섰다. ‘참된 복음’이란 제목으로 설교를 해나갔다. 목사 전도사 선교사 등 40여명의 참석자는 A4 용지 한 장에 빼곡하게 적힌 ‘설교평가 기준표’에 메모하며 경청했다.

설교가 끝나자 목회자들이 청중의 입장에서 날카로운 설교 비평을 쏟아냈다. “서론에서 언급한 일화가 ‘참된 복음’에 대해 오해할 소지가 있어서 오히려 방해가 됐습니다.” “선생님이 혼내는 것 같은 표정이셔서 자꾸 고개를 숙이게 됐어요. 표정을 좀 더 부드럽게 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영혼 구원뿐만 아니라 육체의 구원, 가족과 세계의 구원까지 많은 이야기를 담으시느라 정작 목사님이 생각하는 참된 복음의 정의가 무엇인지 와닿지 않았습니다.”

폭풍 지적이 끝난 뒤 이 목사가 설교의 강점과 약점을 종합해서 지적했다. “진지한 표정과 침착한 목소리, 목사다운 태도로 설교를 전달했는데 다양하게 적용하다 보니 복음의 핵심이 없어져버린 느낌이 듭니다. 강해설교란 본문을 제대로 석의해야 하는데 해당 본문에서 다뤄야 할 죄의 문제가 진지하게 다뤄지지 않았어요. 결론적으로 말하면 복음을 설명하려고 했지만 복음이 증발된 상황이 됐습니다. 어떻게 설교 본문이 확실한 초점을 갖게 할 것인지 고민해야 할 것 같습니다.”

수업이 끝난 뒤 A목사는 “설교에 대해 이렇게 지적을 받아본 건 처음인데 생각지 못했던 부분까지 세세하게 지적해 놀랐다”며 “적나라한 지적에 당혹스럽고 부끄럽기도 하지만 이를 통해 제 설교를 보완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A목사를 시작으로 3박4일 동안 참석자 50명 중 사전에 신청한 19명의 목회자가 설교를 하고 현장에서 피드백을 받았다.

이어 진행된 ‘설교개요준비’ 시간엔 요한복음 1장 1∼12절을 본문으로, 설교 제목과 전환문장, 설교 아웃라인을 작성하는 실습을 진행했다. 각자 설교 개요를 짠 뒤 나와서 발표하고 또다시 코멘트를 받는 시간. 동남아시아 지역의 B선교사가 나왔다. 그는 “멀리서 비행기 타고 왔으니 이왕이면 현장에서 평가를 받아보고 싶다”며 설교 얼개를 설명했다. 이 목사는 그의 설명을 들은 뒤 부족한 점을 언급하며 코멘트를 했다.

나흘 동안 이 목사는 ‘현대 목회와 설교’와 같은 설교론에 대한 강의부터 설교 워크숍, 설교개요 준비 등의 구체적인 실습까지 10회 이상 강의를 진행했다. 이 목사는 “이왕 자극받으러 왔으니 분발하라고 더 세게 이야기하는 측면도 있다”면서 뼈아픈 지적을 아끼지 않았다. 동시에 참석자들이 다른 설교자의 설교를 듣고 비평하는 데 적극 참여할 것을 독려했다. 이 목사는 “설교 비평을 통해 설교를 보는 눈이 열리고 듣는 귀가 열릴 수 있다”며 “하루아침에 설교를 다 바꿀 순 없지만 조금씩 성장하는 시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이런 기회를 갖기 드물었던 목회자들은 이번 클리닉이 설교준비에 큰 도움이 됐다고 입을 모았다. 제주도에서 올라온 한 참석자는 “말씀을 체계적으로 준비할 수 있도록 지도해주셔서 많은 도움이 됐다”고 소감을 밝혔다.

경기도 의정부의 한 교회 목회자는 “설교문을 작성할 때 구조를 잡는 게 어렵고 고민이었는데 이번 세미나를 통해 어떻게 해야 할지, 무엇을 해야 할지 알게 됐다”고 말했다.

가평=김나래 기자 narae@kmib.co.kr

트위터페이스북구글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