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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3·4학년 40% “취업 위해 사교육 받는다”…70%는 “안하면 불안”

응답자 절반 “토익점수 위해”, 중요하지 않다는 기업과 대조

대학 3·4학년 40% “취업 위해 사교육 받는다”…70%는 “안하면 불안” 기사의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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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 대학에서 경제학을 전공하고 있는 이모(23)씨는 올해에만 80만원 가까운 돈을 토익 성적을 얻는 데 썼다. 지난 1월에는 인터넷 강의를 들었고 이달부턴 서울 종로구의 어학원을 다니고 있다. 학생 입장에선 큰돈이라 부모님께 도움을 청해야 했다.

한국 대학생 10명 중 4명이 취업을 위해 사교육을 받는 것으로 조사됐다. 사교육을 받고 있는 이들 중 71.7%는 ‘취업사교육을 받지 않으면 불안하다’고 응답했다.

취업포털 사이트 잡코리아와 알바몬이 지난 11일부터 17일까지 4년제 대학 3∼4학년생 1374명을 대상으로 ‘취업사교육 경험’을 조사한 결과 전체 응답자의 39.2%인 538명이 ‘취업 준비를 위해 사교육을 받았거나 현재 받고 있다’고 답했다. 구정우 성균관대 사회학과 교수는 “미래에 대한 청년들의 불안감이 그대로 담겨 있는 통계”라고 분석했다.

응답자의 절반 이상은 ‘토익·토플 등 영어 점수를 올리기 위한 취업 사교육을 받는다’(51.5%)고 했다. 지난해 공공부문에서부터 시작된 ‘블라인드 채용’이 사기업으로 확대되는 추세지만 취업준비생(취준생)들은 여전히 취업에 많은 돈을 쓰고 있었다. 이씨는 “채용 때 토익성적을 요구하지 않는 회사보다는 요구하는 회사가 더 많은 게 현실”이라며 “900점 이상을 받을 때까지 계속 학원을 다닐 계획”이라고 고충을 토로했다.

이들이 사교육을 받기 위해 1년간 쓴 돈은 215만원에 달했다. 월 평균 18만원이다. 주로 부모의 도움을 받거나 본인이 아르바이트 등을 통해 직접 마련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문제는 취업 사교육비 조달이 부모의 경제력에 많이 좌우된다는 점이다. 부모에게 의지할 수 없는 취준생들은 스스로 학원비 등을 벌어야 한다는 얘기다. 경쟁의 출발선이 달라질 수밖에 없다. 이번 설문조사에서 ‘전액 본인이 알바 등으로 벌어서 마련한다’는 응답자가 22.5%나 됐다. 서울의 한 대학 3학년생 김모(26)씨는 토익 학원 등록비를 마련하기 위해 최근 영화관 아르바이트를 시작했다. 취업 관련 시험 준비만 해도 벅차지만 집에서 용돈을 받을 형편이 못된다. 김씨는 “부모님이 한 달에 50만원 정도를 자취방 월세비로 내주시는데 그 이상의 지원은 곤란해 하신다”며 “가고 싶은 회사들이 토익 성적을 요구해 스스로 벌어서라도 학원을 다녀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취준생들은 앞으로도 토익시험을 위해 상당한 비용을 감당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한 대기업 인사팀 관계자는 “기업으로선 지원자 어학 능력을 검증할 수 있는 객관적인 검증 수단이 필요한데 이게 토익”이라며 “현재로선 토익 말고 마땅한 대안이 없다”고 말했다. 이택광 경희대 글로벌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는 “토익 성적과 지원자의 실제 영어 실력은 비례하지 않는다”며 “정부와 기업이 나서서 새로운 영어시험을 만들고 직무상 영어를 필요로 하는 사람만 시험을 보게 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손재호 기자 sayh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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