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골 선교현장을 가다] ‘기독교 불모지’ 몽골에도 복음은 흘러가리…

<1> 봉사로 마음 문 연 루터회 가족

[몽골 선교현장을 가다] ‘기독교 불모지’ 몽골에도 복음은 흘러가리… 기사의 사진
몽골 어린이들이 지난 25일 몽골 울란바토르시 진실한손 선교센터에서 루터대 학생들과 함께 춤을 추며 즐거워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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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골 울란바토르시 외곽에 위치한 칸울 구역의 드넓은 초원. 해발 1000m 넘는 이곳 하늘에는 하얀 적운이 손에 잡힐 듯 낮게 깔려 있었다.

기독교한국루터회(총회장 진영석 목사) 목회자와 성도, 루터대 교수와 학생 등 28명은 지난 23일 이곳의 국제 비정부기구(NGO) 진실한손(대표 이경준 선교사) 선교센터를 찾아가 건물과 울타리, 놀이기구에 페인트를 칠했다. 진실한손 선교센터에서는 몽골인 목회자 재교육과 어린이 성경공부 등이 이뤄지고 있다.

“쉬지 않고 칠했어요. 페인트를 듬뿍 바르는 게 보기 좋네요.”

따가운 햇볕 아래 페인트칠을 하던 대학생들이 말했다. 바닥에 놓인 스마트폰에서는 찬송가가 연신 흘러나왔다. 페인트가 바람에 날려 얼굴과 옷, 신발에 묻었지만 아랑곳하지 않았다. 곁으로는 소 3마리가 풀을 뜯으며 지나갔다. 다섯 살배기 몽골인 아이도 붓을 들고 대학생 누나와 형을 도왔다.

형형색색 아름답게 칠해진 선교센터 울타리를 바라보며 이웃 몽골인들은 “어디서 왔느냐”라거나 “정말 근사하다”면서 한마디씩 하고 지나갔다. 대학생들도 밝은 표정으로 “생-배노”(안녕하세요)라고 인사했다. 이경준 선교사는 “몽골인은 함께 사는 마을을 아름답게 가꾸는 일을 특히 고마워한다”고 귀띔했다. 페인트가 더 필요하다는 대학생들의 말에 이 선교사는 페인트를 구하러 이웃 교회에 다녀왔다.

칸울 구역에 사는 몽골인은 5000여명. 어른들은 목축업에 종사하고 아이들은 주로 승마 선수로 키워진다. 수세식 화장실도 없는 낙후된 지역이지만 루터대 학생들은 넓은 들판 속에서 몽골인과 우정을 쌓으며 즐거워했다.

자원봉사자로 참여한 행복한루터교회 성도 윤현정(46·여)씨의 눈썹과 머리카락은 페인트로 엉켜 있었다. “페인트 닦고 일하세요”라는 대학생들의 권유에 그는 “너무 행복해서 멈출 수 없다”고 답했다. 최근 건강이 나빠졌다는 그는 몽골에서 다른 일에 열중할 수 있는 것만으로도 큰 행복이라고 말했다. 신학과 사회복지학을 공부해 어려운 이를 돕겠다는 꿈도 이번 선교를 통해 깊어졌다.

이틀 뒤 새롭게 페인트칠된 선교센터에는 이웃 어린이 60여명이 찾아왔다. 루터대 식구들이 마련한 여름성경학교에 참가하기 위해서다. 대학생들은 밤낮으로 준비한 워십댄스를 아이들 앞에 선보였다. 준비한 사탕과 티셔츠 등 선물을 받아든 아이들은 함께 춤추며 웃고 떠들었다. ‘주의 자비가 내려와’ 등 친숙한 찬양이 한국에서 가져간 전자피아노로 연주됐다.

이영호 루터대 교수가 다윗에 대한 이야기로 성경 수업을 시작했다. 이 교수는 “덩치 큰 전사인 골리앗을 본 사람들은 무서워했는데 다윗은 그러지 않았다”며 “세상은 무섭고 큰 것이 이긴다고 생각하지만 올바르게 바라보는 이가 승리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눈을 반짝이는 아이들을 바라보며 이 교수는 “하나님 말씀은 여러분이 세상을 올바르게 바라볼 새로운 시각을 선물해 준다”고 강조했다.

수업 후 아이들은 5개조로 나눠 루터대 학생들과 함께 공을 차고 달리기를 하는 등 게임을 즐겼다. 한 아이가 게임에서 우승한 뒤 받아든 사탕을 친구들과 함께 나누는 모습을 대학생들은 주의 깊게 바라봤다. 루터대 신학과 김창대(26·2학년)씨는 “몽골 어린이의 순수한 모습을 보고 오히려 우리가 배우고 있다”며 “하나님 사랑을 이 땅에서와 같이 한국에서도 전할 용기도 얻었다”고 말했다.

“너는 그리스도의 향기라. 너를 통해 복음이 흘러가리.”(‘너는 그리스도의 향기라’)

루터회가 지난 23일 몽골에서 선교사역을 시작하며 부른 찬송이다. 그 가사처럼 몽골에 복음을 전하며 현지의 이웃들과도 좋은 관계를 맺었다. 기독교 인구가 2%가 안 되는 몽골에선 한국교회의 꾸준한 관심을 바라고 있다.

남상준 루터대 신학과 교수는 “몽골은 7세기부터 기독교를 받아들인 국가”라며 “오랜 시간 숯불처럼 심겨 있던 하나님 사랑의 불꽃을 되살려야 한다”고 말했다. 진영석 총회장은 “1958년 미국 루터교회의 선교로 한국은 많은 은혜를 받았다”며 “그 은혜를 나누기 위해 몽골뿐 아니라 세계 각국에서 선교사역을 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울란바토르=글·사진 김동우 기자 lov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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