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과 신앙] “인사의 최우선 원칙은 직원 향한 사랑”

美 투자회사 아르케고스캐피탈 인사책임자 다이아나 배

[일과 신앙] “인사의 최우선 원칙은 직원 향한 사랑” 기사의 사진
아르케고스캐피탈 인사책임자 다이아나 배가 최근 방한, 서울 여의도 G&M글로벌문화재단 사무실에서 인터뷰를 마친 뒤 포즈를 취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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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의 기업이 직원 업무를 평가하고 결과에 따라 대우를 달리한다. 때론 해고도 한다. 기독교 기업도 마찬가지다. 하나님의 사랑으로 경영해도 모든 직원에게 똑같이 좋은 점수를 주는 건 아니다. 그래서 기독 경영인들에게 고민이 생긴다.

최근 내한한 미국 투자회사 아르케고스캐피탈(대표 빌황)의 인사책임자 다이아나 배(Diana Pae)로부터 기독교적 인사관리, 평가에 대해 들어봤다. 아르케고스캐피탈은 기독교 문화사역을 펼치고 있는 G&M글로벌문화재단 때문에 교계에도 잘 알려져 있다. G&M글로벌문화재단은 아르케고스캐피탈이 후원하는 미국 G&M재단의 자매법인이다.

다이아나는 초등학교 5학년 때 이민 간 한국계 미국인으로 JP모건에서 3년, 골드만삭스에서 13년간 일했다. 골드만삭스에서 인사총책임자로 일하다 2014년 7월 아르케고스캐피탈에 합류했다.

그는 뻔한 이야기로 시작했다. “회사의 리더는 직원을 사랑해야 한다. 직원들의 신뢰를 얻어야 한다. 그리고 인내해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 생각의 근본, 실천 방식은 달랐다. 여기에서 사랑은 자식을 생각하는 부모의 마음이다. 아무리 심한 질책을 해도 그런 마음이면 자신을 위한 지적인 줄 알고 고치기 위해 노력한다고 했다.

다이아나도 인사책임자로 직원들을 여러 번 직접 해고해 봤다. 해고가 직원을 사랑하는 것 같지는 않았다. 하지만 그는 “해고하지 않는 것이 반드시 기독교적인 건 아니다”라고 말했다. 오히려 해고를 해도 직원에게 맞는 일을 찾게 해주는 것이 사랑이라는 것이다. 다만 모든 과정을 공평하고 명확하게 하되 그 직원을 위해서 해야 한다.

예를 들면 지속적으로 평가가 좋지 못한 직원에게 다른 업무에 관심이 있는지 물어본다. 하고 싶은 업무가 있으면 기회를 주고 매달 성과, 적합성 등을 체크한다. 인내심을 갖고 3개월간 잘 적응하도록 돕는다. 필요하면 교육 시간 및 비용도 제공한다. 회사 내 적합한 일을 찾도록 적극 도와주는 것이다. 못 찾으면 회사를 나가게 되는데 3개월 기회를 주면 스스로 이직해야 한다는 것을 그들도 알게 된다. 그러면 떠날 때 회사에 감사하게 된다.

다이아나는 직원 업무평가에서 중요한 것은 명확한 기준이라고 했다. 아르케고스캐피탈의 평가 기준은 회사의 미션과 핵심 가치다. 자발성을 높이기 위해 빌황 대표와 다이아나가 초안을 잡고 직원들이 함께 고쳤다. 1년에 2회 직원을 평가하는데 모든 항목이 회사의 미션과 핵심 가치에 준한다.

아르케고스캐피탈의 미션은 ‘회사의 성장과 고객 서비스 향상을 위해 지속적으로 수익 내는 투자회사의 모델이 되는 것’이다. 핵심가치는 ‘탁월, 진실, 배우고 실천하고 가르치고, 보살피고 공유하고, 신념과 인내, 팀워크’다. 일만 탁월하게 잘하거나 윗사람에게 아부만 하는 사람은 좋은 결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오히려 동료를 보살피고 노하우를 공유하며 정직하게 일하는 사람이 승진하고 높은 보너스를 받는다. 미션과 핵심 가치만 보면 어떻게 일해야 하는지 누구나 직관적으로 알 수 있다고 그는 설명했다.

기독교적 인사 평가는 그 과정에서 두드러졌다. 아르케고스캐피탈에선 직원 스스로 평가하고 상급자가 그 직원을 평가한다. 5개 항목에서 1부터 5까지 점수를 부여한다. 장점, 단점, 회사에 기여할 사항, 목표 등도 주관식으로 적는다.

이후 직원, 상급자, 다이아나가 만나 평가 점수 차를 조정한다. 보통 1시간 이상 이야기를 나눈다. 상급자는 직원의 입장에서 이야기를 충분히 듣는다. “직원과 평가자 간의 점수 차가 생기는 것은 당연합니다. 이를 토론을 거쳐 줄입니다. 평가에서 직원들의 불만은 돈 때문이 아니라 이 차이 때문에 생깁니다. 이를 줄이면 불만도 줄죠. 무엇보다 자기 말을 들어줬구나 생각하기 때문에 후유증도 없어요.” 토론을 통해 평가 결과를 조정하는 것, 1시간 이상 이야기를 나누는 것 모두 보통 기업에선 찾아보기 힘든 일이다. 또 회사는 듣기만 하는 게 아니라 직원의 발전을 위해 시간도 비용도 투자한다.

다이아나는 이 과정에서 직원들에게 직설적으로 이야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상대방이 기분 나빠 할까 봐 돌려 말하면 전하고자 하는 핵심을 놓치게 되고 그러면 직원에게 해가 된다”고 말했다. 그는 “가장 중요한 것은 인사책임자가 아닌, 하나님의 마음으로 직원을 사랑하는 대표의 마음”이라며 “그래서 황 대표와 일하고 있는 것이 너무 감사하다”고 말했다.글·사진=전병선 기자 junbs@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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