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용어 바로 알기] ‘주의 종’

바울이 로마서에서 자신을 복음 증거자 ‘그리스도의 종’으로 고백한 데서 유래

[교회용어 바로 알기] ‘주의 종’ 기사의 사진
‘주의 종’이라는 말은 목사에 대한 별칭처럼 쓰이고 있다. 목회자를 주의 종이라고 부르게 된 이유는 바울의 전통에 의한 것이라 할 수 있다. 바울은 로마서 서두에서 자신이 ‘예수 그리스도의 종으로 부르심을 받았다’(롬 1:1)고 말한다. 그 당시 로마는 자유의 상징이었다. 로마인들은 노예나 이방인과는 구별되는 자유인으로서의 자부심을 품고 있었다. 바울은 이런 사회적 정치적 상황을 잘 알고 있었지만, 로마에 보내는 서신서에서 자신은 자유인이 아니라 예수 그리스도의 종이라고 당당하게 고백한다. 바울은 결코 그의 영적인 권위를 나타내려고 스스로를 그리스도의 종이라고 하지 않았다. 또한 자신을 성도들과 구별하고자 하는 의도로 이 말을 사용한 적도 없다. 그는 로마의 자유 시민이었으나 그리스도에게 매인 종으로 살기를 원했고 평생 하나님이 주신 사명인 복음 증거자의 삶을 살기로 다짐하는 신앙고백을 담아 주의 종이라는 말을 썼다.

그러나 오늘날 교회에서는 주의 종이라는 말이 영적인 권위를 나타내는 말로 사용되기도 한다. 실제로 주의 종이라는 말은 어떻게 사용하느냐에 따라 다른 의미로 해석된다. 가장 바람직한 것은 종이라는 말이 가지고 있는 ‘노예’나 ‘하인’이라는 원래의 뜻대로 쓰는 것이다. 목회자가 자기의 주장이나 욕심 없이 하나님의 뜻을 온전히 이루기 위해 스스로를 낮추는 말로 주의 종이라는 말을 쓰는 것이다. 하지만 주의 종이라는 말에 과도한 영적인 권위를 부여해 권위를 드러내는 말로 쓰이곤 한다. 그렇게 되면 성도와 목회자는 상하관계에 놓이게 되고 교회의 행정과 조직은 경직되기 쉽다. 성도들은 주의 종의 말이라면 무조건 순종해야 한다고 생각하기도 한다. 나아가 ‘주의 종님’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가끔 예배 인도자가 설교자를 소개하면서 ‘오늘 말씀을 전해 주실 주의 종님은’이라고 하기도 하고, 목회자를 위한 기도를 할 때 ‘주의 종님께서’라고 할 때도 있다. ‘종’이라는 단어 뒤에 존칭어인 ‘님’자를 붙이는 것은 국문법에도 맞지 않는다. 과도한 수사법은 본래의 의미를 우스꽝스럽게 만들기도 하고 왜곡하기도 한다. 그것의 대표적인 예가 ‘주의 종님’이라고 할 수 있다. ‘주의 종’은 스스로를 낮추고 종의 모습으로 성도를 섬기고 하나님의 뜻을 이루기 위한 목회자의 정체성을 나타내는 말이기도 하다. 이 의미를 지키기 위해서라도 ‘주의 종님’이라는 말은 삼가야 한다.

이상윤 목사(한세대 외래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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