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마당-김용백] 폭염과 입추 기사의 사진
올여름 폭염이 지속되면서 주요 도시들에서 열대야도 열흘 이상 이어지고 있다. 사우나 온탕의 온도가 보통 섭씨 40±2도인데 그런 낮 기온을 대다수 국민들이 견디어내는 셈이다. 농수축산업을 비롯해 산업 전반과 경제사회에 끼치는 피해는 재난 수준이 됐다.

일주일 전부터 닥친 기상 상황은 낯선 기상용어들과 함께 변화들을 만들고 있다. 기상청은 한 차례 내렸던 소나기가 열대성 소나기 ‘스콜’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제12호 태풍 ‘종다리(JONGDARI)’는 태백산맥을 중심으로 영서(嶺西)와 영동(嶺東)의 기온을 동고서저(東高西低)에서 서고동저(西高東低)로 바꾸었다. ‘푄(foehn)’ 현상 때문이었다. 온열질환 사망자 수가 급증하면서 에어컨, 휴대용선풍기, 냉풍기, 쿨매트 등은 폭염에서 살아남기 위한 ‘생존형 냉방용품’으로 자리매김했다. 집안에서 냉방기에 의존해 여름을 나는 ‘홈캉스(home+vacance)’ 가정의 증가로 누진제인 가정용 전기요금의 폭탄화 걱정이 대두됐다. 산업통상자원부는 가정용 전기의 한시적 누진제 변경이나 ‘계시별’ 요금제로의 변경 검토 등을 시사했다.

폭염 원인은 현재로선 지구온난화이며 도시화로 인한 열섬(heat island)현상이 더해져 강력해졌다. 21세기 후반에는 해안이나 일부 산지를 제외하고 폭염 및 열대야 일수가 급증하는 것은 물론, 여름과 폭염이 5∼9월로 확장되면서 강도도 세어진다는 분석이다. 국가차원의 폭염·온난화 장기 종합대책을 서둘러야 할 시점에 이르렀다.

폭염을 단박에 잠재울 수 있는 태풍을 올해엔 기대하기 어렵다고 한다. 제7호 태풍 ‘쁘라삐룬(PRAPIROON)’과 제10호 태풍 ‘암필(AMPIL)’이 한반도를 비켜갔다. 태풍 ‘종다리’도 일본 가고시마 남쪽 해상으로 빠져나간 뒤 태풍 전 단계인 열대저압부 상태로 머물고 있다. 제13호 태풍 ‘산산(SHANSHAN)’이 어떨지는 아직 알 수 없다.

폭염은 8월 중순까지 간다는 전망과 이번 주를 고비로 한풀 꺾인다는 전망이 교차한다. 지금 기대할 건 태양력에 기초한 24절기의 선순환이다. 가을을 알리는 입추(立秋·7일)가 일주일 앞으로 다가왔다. 기상청은 8월 6∼12일 주간평균기온이 평년 25.3∼26.7도와 비슷하거나 높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말복(末伏·16일)을 지나면 곧 바로 처서(處暑·23일)가 폭염에 지친 사람들을 가을로 안내하게 될 것이다. 올여름이 한때 특별한 기억으로 남게 되길 바랄 뿐이다.

김용백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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