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 잊은 봉사 현장, 믿음직한 일꾼 뜨자 마을에 웃음꽃

서울 큰은혜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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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봉덕 큰은혜교회 권사(왼쪽)가 31일 인천 강화군 교동면 무학새마을회관에서 어르신의 머리를 깎고 있다.
한낮 기온이 36도까지 올라간 31일 인천 강화군 교동도. 가까이 북한 땅을 마주한 무학리 대피소는 어르신들의 ‘더위 대피소’로 변신했다. 서울 관악구 큰은혜교회(이규호 목사) 성도들은 무더위로 힘들어할 어르신을 섬기기 위해 이곳에서 팔을 걷어붙였다.

“아주 좋아요, 누가 노인네에게 이렇게 하겠습니까. 예수 믿는 사람들만 하지요.”

성도들의 부채춤과 풍물 공연을 바라보던 전순옥(69·여)씨가 함박웃음을 터뜨리며 말했다. 이날 점심 대피소를 찾은 무학리 어르신은 60여명. 식탁에는 먹음직스러운 수육과 소고깃국, 수박이 한가득 올라왔다. 어르신들은 “더운 날 봉사하러 오니 얼마나 고마워”라며 연신 손뼉을 쳤다.

어르신의 호응을 가장 많이 끌어낸 것은 트로트 공연. 붉은 반짝이 의상을 차려입은 김응답(35) 집사는 ‘땡벌’과 ‘내 나이가 어때서’와 같은 익숙한 가요들을 연이어 불렀다. 노래가 이어질수록 어르신들은 하나둘 자리에서 일어나 어깨를 흔들고 박수 치며 흥겨워했다.

교회가 마련한 ‘런치쇼’가 끝나자 의료선교팀이 달려왔다. 개인 휴가를 내 이곳을 찾은 서울대보라매병원 감염내과 박상원 교수는 “아픈 곳은 없으시냐” “심장수술 후 숨 가쁜 적은 없었느냐”며 어르신 모두를 일일이 검진했다. 검진을 받은 어르신들은 간호사의 안내를 받으며 여름 무더위를 이겨낼 영양제 주사를 맞았다.

근처 무학새마을회관에서는 이·미용 봉사가 이뤄졌다. 머리를 깎고 있던 전익수(83)씨는 “멋있어진 내 모습을 보니 기분이 매우 좋다”며 활짝 웃었다. 오후 3시까지 37명의 머리를 깎은 채봉덕(66·여) 권사는 “기뻐하는 모습을 보니 오히려 제가 은혜를 받는다”며 “이렇게 섬길 수 있는 건강이 있어 행복하다”고 말했다. 옆방에선 시각장애인 성도들이 안마 봉사를 펼쳤다. 어르신들은 힘들 것 같다며 미안해했지만 성도들은 “괜찮다”며 해맑은 웃음과 함께 안마를 이어갔다.

교회는 30일부터 3박 4일간 강화군 내 무학리 서한리 신당리 3곳 마을을 섬기고 있다. ‘선교 헌신자’라고 명명된 성도 200여명이 3개팀으로 나눠 각각 마을을 찾아가 선교와 나눔을 펼치는 것이다. 어르신의 집을 찾아가 도배나 장판을 고치고 현지 교회에서 성경학교도 열었다.

교회는 도서나 산간 마을을 사랑으로 섬기는 ‘큰은혜 하계 아웃리치’를 2011년부터 진행하고 있다. 올여름은 강화군과 강원도 철원군의 마을 6곳, 베트남, 미얀마 등지를 방문해 섬김과 봉사활동을 이어간다. 참여 인원은 총 468명. 첫해 143명이던 선교 헌신자 수는 갈수록 늘어났다.

이규호 목사는 “하나님 기뻐하실 일은 목회자뿐 아니라 온 성도가 함께할 수 있다”며 “지역교회와 사회를 섬기며 교회에 대한 인식이 좋아지고 하나님 사랑의 씨앗이 뿌려짐을 체험한다”고 말했다.

강화=글·사진 김동우 기자 lov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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