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상의 찬송가 여행] 하늘에서부터 오는 위로를 들어보세요

나의 갈 길 다가도록(384장)

[김진상의 찬송가 여행] 하늘에서부터 오는 위로를 들어보세요 기사의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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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염이 우리를 힘들게 한다. 딸들이 가지고 다니는 손 선풍기를 우습게 바라보던 내가 외출할 때면 필수품처럼 손 선풍기를 챙긴다. 타들어 가는 여름의 강렬한 태양 아래서 손 선풍기의 한줄기 바람은 작은 위로를 안겨준다. 무더위에 사람들이 애타게 기다리는 건 뜨거워진 대지를 적셔줄 소나기일 것이다. 며칠 전 쏟아진 소나기에 우산도 쓰지 않고 비를 맞으며 얼마나 뛰었는지 모른다. 소나기가 반가웠다. 하나님은 소나기로도 우리의 마음을 넉넉히 적셔 주시는 분임을 다시 한번 깨닫고 감사했다.

인간은 더위나 추위로 받는 고통 외에도 각자가 수많은 일을 겪으며 살아간다. 어려운 일을 겪을 때마다 가족이나 친구의 위로는 우리에게 큰 힘이 된다. 하지만 누구의 위로로도 해결되지 않는 커다란 슬픔에 직면했을 땐 주님께서 주시는 하늘로부터 받는 위로만이 슬픔에서부터 헤어나게 할 수 있다.

‘나의 갈 길 다가도록’은 휴식 같은 찬송이다. 작시자 페니 제인 크로스비(1820∼1915)는 미국 뉴욕 출신의 여류시인이다. 그는 생후 6주 만에 의사의 오진으로 뜨거운 찜질을 눈에 하는 바람에 시력을 잃었다. 하지만 크로스비는 살아가는 동안 그 의사를 원망하지 않고 오히려 시력을 잃은 후의 삶에 감사했다. “하나님께 눈을 뜨게 해달라고 기도한 적이 있는가”라는 질문에 크로스비는 이렇게 답했다. “저는 하나님이 눈을 뜨게 해주는 것을 원치 않아요. 천국에서 제가 처음으로 보게 될 분이 주님이길 바랍니다.”

시력을 잃은 후 기억력에 천재성을 보인 크로스비는 성경 전체를 거의 암기할 정도였다. 그는 세월이 흐른 후 자신의 눈의 허약함이 주님께서 주신 특별한 선물, 즉 ‘영혼의 눈(soul vision)’이었음을 간증하며 2000곡 이상의 찬송시를 썼다. 그중 우리 찬송가에는 ‘인애하신 구세주여’(279장) ‘주의 음성을 내가 들으니’(540장) ‘예수를 나의 구주 삼고’(288장) ‘나의 영원하신 기업’(435장) 등 21곡이 수록돼 있다.

‘나의 갈 길 다가도록’은 크로스비의 전체 삶에 대한 간증을 표현한 찬송이다. 이 곡을 작시하게 된 특별한 사건이 있었다. 어느 날 크로스비는 5달러가 필요했다. 하지만 그 돈을 마련할 시간적 여유가 없어 무릎 꿇고 주님께 기도를 드렸다. 그때 한 성도가 방문하고 돌아가면서 악수를 청했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그의 손에 5달러를 꼭 쥐어줬다. 정확히 필요한 돈 5달러를 채워주신 하나님께 감사하며 크로스비는 이 찬송시를 썼다. 그리고 로버트 로우리에게 작곡을 부탁했고 1875년 완성됐다.

가사를 보면 1절은 주님은 무슨 일을 당해도 만사형통하게 하신다는 크로스비 자신의 체험적 신앙이 잘 드러나 있다. 나의 살아가는 날 동안 예수의 인도하심을 따라 믿음으로 살 것을 권면한다. 그러면 하늘의 위로를 받을 수 있다. 2절 가사는 평생을 가난과 고통 속에서 살아온 크로스비의 상황과 믿음을 잘 표현했다. 3절에선 한평생 주님의 크신 사랑을 받고 하늘나라에 가서도 주님을 영원히 찬송할 것이라고 전하고 있다.

크로스비는 시력을 잃고 힘든 삶을 살았다. 하지만 그를 기억하는 모든 사람은 크로스비로부터 늘 주님의 사랑과 축복의 말(Bless your dear soul)을 들었다고 한다. 우리는 일어나지도 않는 일들까지도 걱정하면서 살아간다. 하지만 지금까지의 삶을 돌이켜볼 때 주님은 우리가 필요할 때마다 늘 채워주셨음을 고백한다. 유학 시절 아르바이트와 공부를 병행하면서 열심히 살았지만 물질적으로 힘들 때가 많았다. 그런 어려움을 겉으로 표현하지도 않았는데 일주일마다 먹을 음식을 챙겨다 주시는 권사님, 이사할 때마다 새것 같은 가구들을 쓰지 않는다며 채워주시던 집사님들이 있었다. 한밤중에 딸아이가 갑자기 아팠을 때 기꺼이 차를 몰고 와 진찰해 주시고 기도해 주시던 의사 장로님도 잊을 수 없다. 모두 하나님이 보내준 천사였다. 주님은 믿음으로만 살면 우리의 필요를 채워주신다. 단순한 이 진리를 깨달았으면 한다. 그리고 하늘로부터의 위로를 온전히 받기를 바라본다.

김진상 <백석예술대 교수·성악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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