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명이 3일간 610명 미용봉사… 힘들었지만 뿌듯”

11년간 휴가 대신 라오스 등 해외 오지 찾은 김경희 권사

“4명이 3일간 610명 미용봉사… 힘들었지만 뿌듯” 기사의 사진
김경희 미소헤어코디 대표가 지난 2일 서울 마포구의 미용실에서 한 손님의 머리를 손질하며 미소 짓고 있다. 강민석 선임기자
“해외로 미용봉사를 다닌 11년간은 여름휴가 없이 살았죠. 40도 육박하는 더위에 선풍기 하나 없이 일하느라 힘들긴 하지만 다녀오면 기쁘고 뿌듯해요.”

캄보디아 베트남 네팔 라오스 등 해외 선교지에서 미용봉사를 펼쳐온 김경희(61) 미소헤어코디 대표의 말이다. 서울 신촌성결교회 권사인 김 대표는 2007년 이 교회 의료인과 미용인을 주축으로 구성된 ‘신촌의료봉사단’에 합류해 동남아 6개국에서 봉사를 펼쳤다. 교회 권사회 모임을 해외에서 가진 한 해만 빼고 지금껏 매년 선교지를 찾았다. 올여름 역시 휴양지 대신 라오스 오지마을을 찾은 그를 서울 마포구 미용실에서 만났다. 미용실은 신촌성결교회 바로 옆에 있었다.

지난달 7일부터 4박 6일간 신촌의료봉사단 30여명과 라오스를 방문한 김 대표는 오지마을 보건소와 군병원 등에서 미용봉사를 했다. 그를 포함한 미용팀 4명은 3일간 610명의 머리를 매만졌다. 보건소와 병원 앞마당에 천막을 쳐 조성한 간이미용실에는 어린이부터 할머니까지 머리손질을 받으려는 현지인으로 북적였다.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운영했지만 이른 아침부터 대기하는 이들 때문에 번호표를 나눠줘야 할 정도였다.

땡볕이 내리쬐는 간이미용실에서 미용팀은 현지인의 요구에 따라 머리를 다듬었다. 김 대표는 “40도 넘는 무더위 속에서 물 한잔 마실 틈도 없이 머리를 손질했다”며 “땀이 흐르고 숨도 턱턱 막혔지만 다듬어진 머리를 보고 좋아하는 이들을 보니 마음이 뿌듯했다”고 했다. 또 “한류의 영향인지 몰라도 일부 남자아이들이 머리 모양을 ‘코리안 스타일’로 해 달라고 하더라. 투블럭 컷을 해주니 매우 좋아했다”고 전했다.

온종일 땡볕 아래 이뤄지는 봉사도 쉽지 않지만 오지의 봉사현장을 찾아가는 여정도 만만치 않은 강행군이다. 봉사로 찾았던 곳은 보통 몇 시간씩 버스로 비포장도로를 달리거나 배를 타고 가야 도착할 수 있었다. 가장 기억에 남는 곳은 네팔 고산지대 부족을 만나기 위해 2시간 동안 산을 오른 일이었다. 김 대표는 “우기로 냇물이 불어나 농기계를 타고 건너가야 했고 다시 2시간 등산을 해 가까스로 마을에 도착했다”며 “이때 부족 사람들과 인근 지역 주민까지 미리 와서 우리 일행을 기다리는 걸 보고 놀랐던 기억이 난다”고 회고했다.

봉사단은 매년 선교지, 그중에서도 의료나 미용 혜택을 입지 못하는 지역을 찾아가지만 직접 복음을 전하지는 않는다. 대신 숙소나 이동수단 안에서 예배를 드리며 현지 주민과 선교사의 사역을 위해 기도한다. 김 대표는 “봉사단 모두 현지 주민을 만나면 이들을 섬기는 데만 온힘을 쏟는다”며 “봉사에 앞서 예배모임을 할 땐 우리의 섬김으로 그곳에 하나님의 마음이 전해지길 기도한다”고 말했다.

그는 “건강이 허락할 때까지는 계속 선교지를 찾아 미용봉사에 나서고 싶다”며 “힘은 들어도 마음은 기쁨으로 가득 차는 이 경험에 더 많은 이들, 특히 젊은 세대가 동참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양민경 기자 grie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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