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사참배 결의 80년, 이젠 회개다] 한경직 목사, 1992년 첫 공개적 회개

“신사참배, 일생의 짐이었는데 우상숭배의 죄를 이제야 참회”

[신사참배 결의 80년, 이젠 회개다] 한경직 목사, 1992년 첫 공개적 회개 기사의 사진
신사참배를 공개적으로 회개했던 첫 번째 인물은 한국교회의 영적 지도자 한경직(사진) 목사였다.

종교계의 노벨상으로 불리는 템플턴상을 수상한 게 계기가 됐다. 당시 한 목사는 템플턴상 상금으로 받은 102만 달러를 시상식 자리에서 북한 돕기 성금으로 기탁하면서 “1분 동안 백만장자가 돼 봤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그는 신사참배 한 죄를 고백하며 한국교계에 경종을 울렸다. 1992년 6월 18일 열린 시상식 감사예배에서 그는 “일제 때 신사참배를 했는데 그 죄를 제대로 참회하지 않았다”면서 “일생의 짐이었는데 우상숭배의 죄를 이제야 참회한다”며 눈물을 흘려 좌중을 숙연케 했다.

참회의 시작이었다. 2006년 1월에는 기독교대한복음교회가 초대 감독이던 최태용 목사의 친일행각을 고백하고 반성했다. 최 목사는 일본의 한국 지배가 신의 뜻이라고 말했던 인물. 1942년 쓴 ‘조선기독교회의 재출발’이라는 글에서 “조선을 일본에 넘긴 것은 신이고 우리는 신을 섬기듯 일본을 섬겨야 한다”고 주장했다. 교단 차원에서 한 첫 번째 회개로 이후 주요 교단들의 회개를 불러온 촉매제가 됐다.

이듬해에는 기독교대한성결교회(기성)가 3·1절을 기념해 신사참배에 대한 죄책고백선언문을 발표했다. 선언문에는 “교단 소속 인사들이 친일적인 언행을 하고 신사참배를 한 것과 가난한 이웃, 가정을 돌보는 일에 최선을 다하지 못한 것들을 고백한다”는 내용을 담았다. 그해 9월 한국기독교장로회(기장)도 정기총회에서 신사참배에 대해 공식 사과했다. 기장은 “일본 제국주의자들의 강압에 못 이겨 교회가 마땅히 지켜야 할 신앙의 정절과 양심을 지키지 못하고 신사참배에 가담했다”면서 “부당한 일제의 강압에 신앙으로 맞서지 못하고 머리 숙였던 부끄러운 죄를 통절한 마음으로 회개한다”고 선포했다.

2008년 9월 24일 저녁 제주국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주선교 100주년 기념 장로교 연합감사예배’에선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과 합동, 합신, 기장 총회 총대 3950명과 제주지역 목회자 및 교인 등 모두 50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신사참배의 죄를 회개했다. 이날 참석자들은 “신사참배를 결의하고 우상에 고개 숙인 죄를 회개한다”며 무릎을 꿇었다. 기독교대한감리회도 2013년 제33회 서울연회에서 ‘신사참배 회개 결의 건의안’을 채택하며 회개에 동참했다.

장창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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