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가족들 흩어져 농장서 노동…“상태 안 좋다” 찍어서 폭행

[피지 탈출 피해자가 밝힌 신옥주집단의 실체] <중> 인륜 파괴한 사이비 종교집단

[단독] 가족들 흩어져 농장서 노동…“상태 안 좋다” 찍어서 폭행 기사의 사진
신옥주집단 피해자가 제공한 2016년 피지 거주 은혜로교회 신도들의 자녀 모습. 피지 북부 바누아레부섬 현지 학교에 다니는 어린이들이 하교하고 있다.
이지애(가명)씨는 신옥주집단에 속아 2년간 피지에서 머물다가 2016년 탈출했다. 이씨는 2014년 피지에 도착하자마자 남편, 두 아들과 생이별을 했다.

피지에 도착한 성인 신도들은 노동현장에 투입됐다. 이들은 ‘종말의 때 요셉처럼 대기근에 대비해야 한다’고 세뇌돼 있었다. ‘피지에 몰려들 전 세계 난민을 구제하기 위해 식량을 준비해야 한다’는 망상이었다. 그러다 보니 미성년 자녀는 뒷전이었다. 자연스럽게 가족 간 분리정책이 용인됐다.

이씨 남편은 피지 남쪽 섬 남부에 위치한 나부아 농장에, 이씨는 서부지역 나디 농장에 배치됐다. 두 아들은 북쪽 섬인 바누아레부섬으로 갔다. 고등학생인 두 아이는 현지 학교에 진학했지만 종말의 때를 준비하겠다며 자퇴하고 남쪽섬 농장으로 내려왔다.

남편이 배치된 나부아 농장은 피지에서 가장 큰 신옥주집단의 농장이었다. 창고와 사무실 교회 정미소 목공소 식품개발실 숙소 등이 밀집돼 있다. 숙소는 군대 내무반과 비슷했다. 농장에서는 주로 벼농사를 지었다. 이씨가 배치된 나디 농장은 채소농사 위주였다.

바누아레부섬엔 미취학 아동을 비롯해 초·중·고교생 등 15명의 신도 자녀가 있었다. 자녀들은 부모와 떨어진 채 은혜로교회 신도의 관리를 받으며 패널로 지은 숙소에서 지냈다.

전체 정기집회는 각 농장에서 순번제로 갈 수 있었다. 그렇다 보니 이씨와 남편, 아들 둘이 한자리에 모이는 건 쉽지 않았다. 이씨와 남편이 오랜만에 집회 장소에서 만나더라도 눈치를 봐야 했다. 한국에서 이혼하고 피지에 들어온 독신 여성의 눈치가 보였기 때문이다. 이혼 여성을 향해 신옥주씨는 “세상에서 나는 나다. 각자 일어서야 한다”고 자주 강조했다.

신씨는 설교 시간에 자주 특정인을 지목하고 ‘상태가 좋지 않다’고 이야기했다. 지목된 당사자는 어김없이 빨래방이나 비닐하우스로 끌려가 ‘타작마당’이라는 폭행을 당했다. 나이 어린 신도가 할아버지뻘 되는 어른을 폭행하는 일도 다반사였다. 폭행이 심해지면 두피에 출혈이 생기고 심지어 고막이 터지는 경우도 있었다. 폭행 피해자는 신옥주집단 내에서 어느 누구에게도 하소연할 방법이 없었다.

이씨는 “신옥주집단의 피지 농장에서는 북한 정치범 수용소 못지않은 만행이 수시로 벌어지고 있다”면서 “어린 아동이 학대당하고 가족이 생이별을 하고 중년이 청년에게 폭행당하더라도 대수롭지 않게 여겨지는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그는 “40∼50명이 한국에서 이혼하고 피지로 들어갔는데, 하나님 위치에 있는 신씨가 이들에게 칭찬하는 등 이혼을 조장하고 있다”고도 주장했다.

이씨 가족은 피지 탈출 후에도 사이비 종교집단에 대한 상처가 남아있었다. 이씨는 “둘째 아들은 피지에 다녀온 이후 사람 만나는 것을 피하고 있다”면서 “나와 남편도 비슷한 상황이다. 외부와 별로 접촉하고 싶지 않다”고 했다.

이씨 부부의 장남은 여전히 피지에 머물고 있다. 그는 “장남이 ‘대기근의 때 자신이라도 남아 가족을 구원하겠다’는 심정으로 피지에 남아있을 것”이라며 “본인이 깨닫기 전에는 어떤 말을 해도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고 안타까워했다.

과천 은혜로교회 관계자는 6일 아동방치, 가족 간 분리정책, 타작마당의 사실 여부를 묻는 기자의 질문에 “사실인지 아닌지는 피지에 직접 가서 확인해 보라. 나도 잘 모른다”면서 “자세한 것은 변호사를 통해 대처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백상현 기자 100sh@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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