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 피하는 방법? 교회 쉼터가 낙원!

서울시 지정 ‘무더위 쉼터’ 44곳 개방하자 행인 등 ‘북적’

폭염 피하는 방법? 교회 쉼터가 낙원! 기사의 사진
서울 구로구 가리봉교회 입구에 부착돼 있는 무더위 쉼터 현판. 아래 사진은 서울 강동구 주민들이 무더위 쉼터로 운영되고 있는 오륜교회 1층 공간에서 휴식을 취하는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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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추를 하루 앞둔 6일 오전, 애타게 기다리던 비가 전국 곳곳에 내렸지만 폭염 기세는 누그러들 기미가 없다. 습기를 한껏 머금은 찜통더위가 몰려온 가운데 폭염으로 신음하는 사람들에게 피난처가 돼 주는 곳이 있다. 바로 ‘무더위 쉼터’다.

서울 구로구 가리봉시장 골목을 지나다니는 주민들에겐 가리봉교회(최홍규 목사)가 그늘막이 돼 준다. 이날 오후 교회 1층 입구에 들어서자 구로구청에서 부착한 무더위 쉼터 현판이 오가는 이들을 반겼다. 쉼터에선 야쿠르트 배달원 이경남(53·여)씨가 이마에 맺힌 땀을 닦으며 휴식을 취하고 있었다. 5시간 만에 숨을 돌린다는 이씨는 “일하면서 시장이나 주택가, 상가 등 구석구석까지 들르는데 마음 편히 쉴 수 있는 공간을 찾은 건 여기가 처음”이라며 “다른 구역에도 교회 쉼터가 있으면 동료들에게 알려주고 싶다”고 말했다.

교회 성도 김소란(87·여) 권사는 이씨와 인사를 나누며 “자주 들르고 건강 잘 챙기라”고 덕담을 건넸다. 김 권사는 “비어있던 공간에 에어컨과 소파, 테이블을 놓았을 뿐인데 에덴동산 하나가 새로 생긴 느낌”이라며 “교회가 지역주민을 도울 수 있어서 행복하다”고 전했다.

무더위 쉼터로 등록한 교회 중 카페가 있는 곳은 하루 종일 북적인다. 서울 강동구 오륜교회(김은호 목사)도 그중 하나다. 이날 오후 교회 1층 카페는 공부하러 온 학생, 모임 중인 주부들, 더위를 피해 들른 행인 등으로 붐볐다. 선유진(39·여)씨는 “집 근처 은행이 무더위 쉼터로 운영된다는 얘길 들었지만 상업시설이다 보니 자주 들르기엔 부담이 됐다”며 “교회 쉼터는 눈치 보지 않고 편하게 모임을 가질 수 있어서 일주일에 서너 차례 찾는다”고 말했다.

교회 관계자는 “교회 1층 공간은 설립 이후 줄곧 주민들에게 개방했는데 올해는 유독 더위가 기승을 부린 탓인지 이용자가 부쩍 늘었다”고 귀띔했다. 이어 “열대야가 이어지면서 구청의 요청으로 운영시간을 오후 6시에서 11시로 연장했다”며 “쉼터 운영은 지역주민들에게 교회의 보이지 않는 문턱을 없앨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덧붙였다.

정부가 폭염 대책 중 하나로 운영 중인 무더위 쉼터는 전국 4만5284곳에 달한다. 2008년 첫 도입 이후 시민 반응이 좋아 지자체별로 계속 늘려가는 추세다. 대다수가 노인시설 마을회관 금융기관 등에 집중돼 있고 종교시설이 쉼터로 등록된 곳은 44곳에 불과하다. 냉방시설과 최소 16.5㎡(5평)의 공간, 5명 이상 앉아 쉴 수 있는 시설을 갖춘 교회라면 언제든지 동주민센터에 쉼터로 등록할 수 있다. 성동구 관계자는 “교회는 주민들이 거주지에서 쉽게 접근할 수 있어 쉼터 활용 시 만족도가 높다”며 적극적인 동참을 요청했다.

글·사진=최기영 기자 ky710@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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