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청년] 찬양을 하자 해변 카페 창들이 열리기 시작했다

버스킹(길거리 공연) 예배자 ‘홀리피플’

[예수청년] 찬양을 하자 해변 카페 창들이 열리기 시작했다 기사의 사진
버스킹 예배자 홀리피플이 지난달 23∼27일 전주 여수 부산으로 첫 국내선교를 다녀왔다. 이들은 도심 속 거리에서 하나님을 찬양했다. 홀리피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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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낮 기온이 34도까지 올라갔던 지난달 26일 부산 광안리 해변. 파도 소리를 뚫고 청아한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버스킹(busking·길거리 공연) 예배자 ‘홀리피플’의 메인 보컬 배보람(22)씨였다. 마이크를 잡은 그의 손이 미약하게 떨렸다. 전주 여수 등 국내선교에 나선 지 나흘째로 연일 강행군에 많이 지쳐 있던 상태였다. 이마엔 식은땀이 흘렀다. 찬양에 앞서 배씨는 ‘목소리로 하나님을 알리고 싶어요’라고 속으로 기도를 드렸다. 삶에 대한 고민 등 공감 가능한 찬양을 주로 부른다는 보람씨는 이날 함부영의 ‘주님만을’을 선곡했다.

잠시 교회를 떠났던 때가 떠올랐다. 감정을 꾹꾹 눌러 담아 찬양을 시작했다. 그때였다. 해변 맞은편 카페 창들이 하나둘 열리기 시작했다. 그리곤 보람씨의 찬양에 귀 기울이기 시작했다. 카메라로 그 모습을 담는 사람도 있었다. 찬양에 몰입해 있던 보람씨는 전혀 이를 인식하지 못했다. 음향장비 등을 체크하느라 홀로 떨어져 있던 홀리피플 리더 김두민(26)씨만 이 광경을 목격할 수 있었다. “하나님께서 우리의 목소리와 열정을 사용하신다.” 보람씨가 찬양하는 동안 두민씨는 이 말을 계속 되뇌었다. 국내선교를 마치고 돌아온 홀리피플을 지난달 30일 경기도 안산 순복음새생명교회에서 만났다.



실용음악학원생들, 거리의 예배자 되다

홀리피플은 2012년 안산에 위치한 피플실용음악학원에서 시작됐다. 학원 원장인 어용수(41)씨가 기독교인 학생들을 중심으로 팀을 만든 게 홀리피플의 모태다. 어 원장은 “학생들이 이런저런 상황에 치이고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면서 교회는 달라도 같은 꿈을 꾸는 친구들끼리 예배를 드리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기독교인 학생들이 기도하고 찬양하면서 달란트를 갈고닦길 바라는 마음에 팀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홀리피플의 이름은 모두가 한마음으로 뜻을 모아 지었다. 거룩하고 구별된 자로서 나아가자는 의미를 담았다.

초기 홀리피플은 학원 바로 위층에 있는 순복음새생명교회에서 격주로 예배를 드렸다. 이 교회 담임목사가 어 원장의 장인어른이다. 학원 총무를 보고 있는 어 원장의 아내 신숙행(39)씨는 “위층의 기도가 흘러넘쳐 학원까지 스며든 것 같다”며 “(팀을 만든 뒤) 하나님을 찬양하겠다는 학생도 많아졌다. 학과를 정할 때 CCM과를 쓰는 친구도 늘었다”고 말했다.

리더 두민씨도 신씨가 말한 사람 중 하나였다. 홀리피플 초창기 멤버였던 두민씨는 아예 꿈을 선교로 틀었다. 다니던 한국예술원을 그만두고 성결대 신학과로 재입학했다. 홀리피플이 거리로 나와 예배를 드리기 시작한 것도 이즈음이다. 기타 하나 들고 무작정 거리로 나가 찬양을 드리는 두민씨 모습에 홀리피플 팀원이 하나둘 동참하기 시작했다. 지금은 많게는 6∼7명이 함께 버스킹 예배를 드린다. 어 원장은 “홀리피플은 저를 통해 만들었는데 키워가는 건 두민”이라며 “예배라는 게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 두민이가 몸으로 보여주면서 자연스럽게 팀에 공유가 됐다”고 말했다.




우리는 광야의 외치는 소리

홀리피플을 바라보는 주변 시선은 곱지 않았다. 시끄럽다는 민원이 쇄도했다. 경찰이 두 번이나 출동하기도 했다. 장소를 옮길 수밖에 없었다. 지금의 버스킹 예배 장소는 밀리고 밀려 정착한 곳이다. 그래도 감사함을 잃지 않았다. 어 원장은 “오히려 여기가 더 좋다. 앞에 버스정류장도 있고 지하철역도 있어서 유동인구가 많다”며 “불특정 다수가 보기엔 더 좋은 자리인 것 같다”고 했다.

핍박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하루는 신나게 찬양하고 있는데 50대 정도 되는 아저씨가 다가왔다. 시끄럽다고 한마디 할 줄 알고 잔뜩 긴장하고 있는데, 오히려 지갑에서 5만원을 꺼내더니 “하나님께 드리는 헌금”이라며 내고 사라졌다.

두민씨는 그때를 버스킹하며 가장 감사했던 순간이라고 말했다. 그는 “하나님께 너무 감사했다”며 “돈을 받아서가 아니라 (우리의 버스킹이) 누군가가 감동을 받아 헌물을 드리는 예배가 됐다는 생각에 몸에 전율을 느꼈다”고 했다. 두민씨는 “우리가 광야의 외치는 소리일 수 있겠지만 하나님 보시기엔 흡족하고, 이를 더 원한다는 걸 알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실제 홀리피플 뒤로 몇몇 교회와 단체에서 버스킹 예배를 드리기 시작했다. 홀리피플에 버스킹 예배 방법 등을 문의하는 팀도 많아졌다.

버스킹 예배의 열매는 먼 곳에만 있는 건 아니었다. 팀 안에서도 맺어지고 있었다. 두민씨는 버스킹을 하면서 팀이 예배를 대하는 태도가 달라졌다고 말했다. 삶의 예배화를 경험 중이다. 개인적 이유로 이번 국내선교에 참여하지 못했던 홀리피플 팀원 3명은 순복음새생명교회에서 늘 해 왔던 것처럼 예배를 드렸다. 어 원장은 “건너뛰어도 된다고 말했는데 예배를 쉬지 않더라”며 “버스킹 예배도 자기네들끼리 나가서 했다”고 말했다.

홀리피플 막내 정윤한(18)군은 버스킹을 통해 하나님을 만났다. 이번 국내선교에도 참여했다. 윤한군은 버스킹을 통해 하나님께 찬양을 드리면서 “이게 내가 해야 할 일이라는 걸 깨달았다”고 했다. 요즘엔 복음에 대해 더 집중해서 고민하고, 깊이 있게 배우고 있다.



하나님께서 하신다

홀리피플은 버스킹 예배 등 활동들을 SNS 페이스북으로 실시간 공유하고 있다. 평균 200회 정도 조회수를 기록하고 있다. 그러나 두민씨는 이런 숫자를 신경 쓰지 않는다. 누구보다 하나님께서 받으시는 예배라는 걸 매번 경험하기 때문이다. 그는 “어떤 친구들은 예배를 드릴 때 사람을 본다. ‘몇 명 왔어?’ 등이 주된 관심사다”며 “그런 친구들에게 ‘하나님께로 시선을 돌려라’고 말한다”고 했다. 그는 “당연한 말이지만 예배는 사람에게 드리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께 드리는 것이라고 강조한다”고 말했다.

홀리피플의 비전은 뚜렷했다. 전 세계 71억명에게 복음을 전하는 것이다. 이들은 이를 ‘비전 7100’이라고 불렀다. “우리의 사명은 전 세계 모든 사람에게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을 전하는 것”이라고 비전을 얘기하는 두민씨 두 눈이 빛났다. 앞날에 대한 걱정 따윈 없었다. “하나님께서 하신다”는 믿음이 있어서였다. 2020년에는 안산과 경기도, 2025년에는 한국, 2030년에는 세계를 품고 나아가겠단 목표도 정해 놓은 상태다. 이번 국내선교 역시 이런 계획의 일부였다. 두민씨은 “우리의 찬양을 시끄러워 하는 분들도 있지만 한 번씩 멈춰 서서 주님의 이름을 듣는다면 그걸로 족하다. 뒤는 하나님께서 하실 것이다”고 덧붙였다.

홀리피플의 시작부터 지금까지 쭉 지켜본 어 원장 역시 앞으로의 홀리피플을 기대했다. 그는 “제가 했으면 아마 1∼2년 정도 하다 (홀리피플은) 사라졌을 것”이라며 “그런데 하나님께서 여기까지 이끄셨다. 앞으로도 이렇게 흘러갈 것이다”고 말했다. 그는 “제가 직분 주듯이 두민이를 세운 것도 아니다. 두민이가 그 자리를 찾아간 것 같다”며 “더 커 나갈 것으로 믿고 있다”고 덧붙였다.

어 원장은 학생들이 외적 덩치에 무게를 두는 게 아니라 지금의 순수함을 계속 간직했으면 하는 바람을 전했다. 그는 “홀리피플이 유명해지고 두민이가 전도사가 돼 유명 사역자가 되고 이런 건 바라지도 않는다”며 “지금처럼 행복하게 예수님을 믿으면서 살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옆에서 이를 듣던 두민씨의 고개가 저절로 끄덕여졌다. 그러면서 한마디를 내뱉었다. “하나님께서 하실 거예요.”

안산=황인호 기자 inhovator@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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