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사초롱-조윤석] 무더위 식혀줄 파초선, 쿨루프 기사의 사진
어젯밤에는 그래도 시원한 바람이 조금 불었지만 이번 여름은 더워도 너무 덥다. 앞으로 더 더워진다는데 큰일이다. 건축학교 도시계획 시간에 차로를 줄이고 녹지를 확보하고 건물과 건물 사이를 넓히고 녹지와 수공간을 확보해 개방형 도시로 만들면 자연스럽게 바람길이 생겨 열섬현상은 줄고 대기질도 개선된다고 배웠다. 현장에서 일해 보니 교과서에서나 볼 수 있는 이상적인 이야기이고 지대가 높은 도시에서는 시행하기에 어려움이 있다. 간판 가린다고 가로수도 뽑아달라는 판이라 문제는 예산이다. 십년후연구소가 어쩌다 2014년 후암동 지인의 집을 시공한 후로 매년 4월 22일 지구의 날부터 6월 하지까지 “지구를 식히는 60일, 쿨루프 캠페인”을 서울시 에너지시민협력과와 함께 진행하면서 알게 된 쿨루프 차열도료의 건물냉방효과와 도심열섬현상 저감능력에 대해 알려드리고자 한다.

쿨루프란? 미국 에너지국(DOE)에 따르면 일반적인 지붕보다 더 많은 햇빛을 반사해 건물 내부로는 더 적은 열을 흡수하도록 설계된 지붕을 말한다. 이는 전혀 새로운 개념이 아니다. 우리는 초등학교에서 여름에는 밝은 색 옷을 입으면 햇빛을 반사해 시원해지고 겨울에는 어두운 색 옷을 입으면 열을 흡수해 따뜻해진다는 것을 배워 잘 알고 있다. 쿨루프 개념을 처음 만들어낸 미 로렌스버클리 국립연구소의 연구자들은 건물에너지효율화를 통해 온실가스 감축방법을 고민하다 고대 이집트나 그리스 산토리니처럼 일조량 많은 지역의 건물이 전체를 하얗게 칠하는 걸 보고 영감을 얻었다고 한다.

지금까지 4년간 200여채의 옥탑방에 쿨루프를 시공하면서 알게 된 사실은 우리나라만 옥상방수 페인트가 녹색이며, 일반 녹색 우레탄 방수도료를 칠한 옥상표면과 쿨루프 페인트를 칠한 옥상표면의 온도차가 최대 30도 이상 난다는 것이다. 이것은 표면의 온도차이고, 바르기 전과 바른 후 건물 내부 온도차는 단열 상태에 따라 다르지만 최대 4도까지 나는 것을 측정해 보았다. 한전에 따르면 에어컨 설정온도를 1도 낮출 때마다 전기 사용량 7%를 절약할 수 있다고 하니 어림잡아 계산해도 10∼15%의 전력을 줄일 수 있겠다.

이 사실을 알게 된 십년후연구소는 널리 알리고자 노력하지만 많은 분이 쿨루프 페인트 옥상표면을 직접 만져 보기 전에는 효과를 믿지 못한다. 대부분은 학교에서 배워 머리로는 다 알고 있었지만 그렇게 효과가 있을 줄은 몰랐다고 한다. 우리가 느낀 현장감을 전달하기 위해 2015년 예술가 커플의 작업실 시공 후기를 소개한다.

“옥탑공간이 두 개로 분리돼 있는데 한쪽은 저희가 사는 이중창과 단열공사를 한 공간이고 다른 쪽은 원래 있던 그대로 사용하는 작업공간인데 천장이 없고 바로 콘크리트예요. 작업공간은 낮에는 정말 너무 더워서 머리가 화끈화끈할 정도예요. 이곳도 단열재를 넣을까 하다가 천장이 너무 낮아 그냥 단열재 없이 쓰던 중이었어요. 그러니 더 뜨거운 거예요. 머리 위에서 열기를 느끼면 머리가 정말 아프거든요. (중략) 시공하지 않은 곳의 한낮 옥상바닥 온도는 60∼70도, 시공한 곳의 온도는 33도 정도 나왔어요. 30도 이상 온도차가 나서 깜짝 놀랐어요. 실제로 손으로 만져보면 서늘한 느낌이 들 정도예요. 이젠 확실히 머리가 뜨겁지 않아요.”

쿨루프의 효과는 이처럼 실내온도를 낮추는 것에만 있지 않다. 태양 에너지가 건물에 축적되는 열량을 획기적으로 줄여 열섬현상의 주원인인 도시상공의 기온을 낮추는 효과와 전력사용량을 낮춰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고 에어컨과 방수페인트 수명을 늘리며 오존과 미세먼지 생성을 억제해서 도시 공기질을 개선한다. 혹시라도 살고 있는 건물에 방수공사를 계획한다면 우리집 전기료도 줄여주고 우리 도시를 식혀줄 쿨루프를 권한다. 아, 그리고 제일 많은 질문이 여름에 시원해지면 겨울에는 추워지냐는 것인데, 맞다. 겨울에는 조금 추워진다. 하지만 점점 더 여름이 길어지고 겨울은 점점 따뜻해지니 너무 걱정하지 마시라.

조윤석 십년후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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