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선교사 눈에 비친 한국의 모습

한국의 길을 걷고 있는 예수/감부열 지음/민경진 옮김/아바서원

외국인 선교사 눈에 비친 한국의 모습 기사의 사진
선교사들은 우리나라에 복음을 전하겠다는 사명을 품고 왔다. 복음에 대한 열정은 컸지만 모든 게 낯설었다. 이들은 자신들이 본 것과 경험한 것을 꼼꼼하게 기록했다. ‘코리아 미션 필드’와 같은 선교사들의 정기 간행물이 탄생한 배경도 이런 이유에서였다.

1916∼1960년 한국에서 사역한 미국인 감부열(Archibald Campbell) 선교사도 자신의 경험을 수기로 남겼다. 책은 그의 선교 보고서이자 일기와도 같다. 그는 평안북도 강계에서 활동하다가 신사참배를 거부해 일제에 의해 추방됐다. 그러나 해방 이후 다시 돌아와 1954년 계명기독대학(계명대 전신) 초대 학장을 역임했다.

책의 구석구석에서 100여년 전 이 땅에 살던 신앙 선배들의 향기가 묻어난다. “피곤한 발로 거친 길을 걸을 때, 무릎까지 빠지는 논밭에서 인내하며 일할 때, 강가에서 열심히 빨래 방망이를 두드릴 때, 새벽마다 기도하러 춥고 어두운 교회에 모일 때, 귀한 예수의 이름으로 만복의 근원이신 하나님을 찬양하러 주일마다 새하얀 옷을 입고 빛나는 얼굴로 교회에 모일 때, 예수님은 그들의 마음속에 살아계신다.”(11쪽)

신사참배를 거부하다 투옥된 주기철 목사에 대한 단상도 눈길을 끈다. “그들은 무엇을 위해 기도했을까. 주기철 목사가 감옥에서 풀려나도록 기도한 것일까. 아니다. 그의 출옥은 곧 그가 굴복하고 태양 여신에게 절하기로 타협했다는 것을 의미한다는 것을 그들은 알고 있었다. 그래서 그들은 주기철 목사가 감옥에서 나오지 않도록 기도했다. 그리고 그들의 기도는 응답되었다.”(88쪽)

책 8장엔 중국에서 사역하다 추방된 얼 우드베리 목사가 거제도 포로수용소에서 복음을 전한 사연도 소개돼 있다. 우드베리 선교사는 설교를 했고 성경공부반을 운영하며 복음을 전했다. 그 결과 공산주의를 버리고 대만으로 귀국하기로 한 중공군 포로 1만4000명 중 1만3500여명이 개신교인이 되는 기적 같은 일이 벌어지기도 했다. 외국인의 눈에 비친 한국의 모습이 마치 이야기보따리처럼 펼쳐진다.

장창일 기자 jangci@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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