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마당-김용백] 엔딩에 대해 기사의 사진
요즘 폭염만큼이나 매미의 울음도 맹렬하다. 바람이 서늘해지면 매미들은 자취를 감추기 마련. 수년간 애벌레로 살던 나무뿌리의 흙에서 나와 한 달 정도 성체로 지내다 다시 나무 밑 흙으로 스러진다. 사람도 행복한 최후를 맞고 흙으로 돌아가는 게 가장 자연스러울 것이다.

행복한 최후에 대한 열망은 다양한 관습과 현상을 만든다. 오래전부터 화장이 보편화된 일본에선 엔딩(Ending) 문화와 산업이 우리보다 앞서 있다. 엔딩 박람회가 열릴 정도다. 비영리법인 엔딩센터는 사후 동일한 벚나무 수목장을 예약한 ‘하카모토(墓友)’ 독거노인들의 교제 공간으로 단독주택을 2015년부터 운영하고 상당한 회원을 확보하고 있다. 행복한 마지막을 준비하는 생활도 소중하다는 판단에서다. 하지만 중국에서는 뿌리 깊은 매장풍습이 사람을 상하게 하고 목숨을 앗아가는 아이러니를 낳고 있다. 중국 정부가 묘지 부족사태를 막기 위해 2020년 말까지 화장률 100%를 목표로 하면서 매장용 관(棺)을 둘러싼 갈등은 심각한 상황에 이르기도 한다. 일부 지방정부는 주민들이 보관 중인 관을 매입하거나 빼앗아 부수고 심지어는 관을 묻은 묘를 파내는 과잉조치를 했다. 정부의 조치에 반발해 스스로 목숨을 끊은 노인들도 있다는 보도다. 장수와 행운을 기대하는 노인들이 장례에 사용할 자신의 관을 미리 집안에 보관하는 풍습이 있다.

우리나라는 화장과 납골, 자연장이 당연시되고 연명의료결정법(일명 존엄사법)도 시행 중이다. 스스로 엔딩을 준비할 수 있는 형식은 갖춰진 셈이다. 보건복지부의 2016년 조사로는 국내 화장률이 82.7%다. 통계청이 지난해 조사한 장례방식 선호도에선 수목장 등 ‘화장 후 자연장’(43.6%), 납골당 등 ‘화장 후 안장’(44.2%)이 우선 꼽혔다. 자연장 중엔 수목장(53.8%)을 가장 선호했다. 나무 사랑이 지극했던 고(故) 구본무 LG그룹 회장의 수목장도 자연으로 돌아가는 선택이었을 것이다.

고령사회에 준비하는 엔딩은 자연스러운 것이며 밝은 이미지와 개념을 담고 확산돼야 한다. 죽어 널빤지나 자기(瓷器)에 갇히기보다 많은 것을 베푸는 나무에 깃드는 게 훨씬 자연스럽지 않을까. 고인의 장지(葬地)도 유가족의 생활 속에 추모와 힐링으로 자리해야 한다.

김용백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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