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난민신청자, SNS 계정 제출, 마약·전염병 검사 의무화

법무부, 난민법 개정안 연내 국회 제출, 인권침해 논란도

[단독] 난민신청자, SNS 계정 제출, 마약·전염병 검사 의무화 기사의 사진
법무부가 난민신청자에게 SNS 계정 제출, 전염병·마약 검사 등을 의무화하는 난민법 개정안을 준비하고 있다. 국가인권위원회는 일부 내용이 “논란의 여지가 있다”며 신중하라고 권고했지만 법무부는 예정대로 개정을 추진하겠다는 입장이다.

법무부 관계자는 8일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현재 난민법 개정안을 준비하고 있으며 올해 안에 국회에 제출하려 한다”고 밝혔다. 지난 1일 박상기 법무부 장관이 난민법 폐지와 관련해 청와대 국민청원에 답변했던 내용이 개정안의 골자다. 단 난민전문 준사법기관 ‘난민심판원’ 설립은 개정안에 포함되지 않을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인권위는 법무부 발표에 대한 성명을 내고 “국민의 우려와 불안을 해소하기 위한 실효적 대책이라기보다 오히려 과도한 개인정보수집, 공정하고 객관적 심사기준에 대한 논란의 소지가 있으므로 신중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그러나 법무부 관계자는 “인권위 권고 뒤 세부내용을 가다듬고 있지만 대부분 안은 큰 틀에서 그대로 추진될 것”이라고 말했다.

개정안 중 논란이 되는 건 SNS 제출과 전염병·마약 검사, 범죄경력 조회 의무화 등에 관한 규정이다. 일부 시민단체는 개정안 일부 내용에 대해 인종주의적 시각에서 비롯된 인권침해라 반발하고 있다. 한 인권단체 관계자는 “현재 이미 출입국항(항구·공항)에서 휴대전화 제출 등 법에 근거하지 않은 행위가 임의로 이뤄지고 있다는 증언을 수차례 들었다”면서 “이미 이뤄지고 있는 임의적 행태에 법적 근거를 마련하려는 것으로밖에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법무부 관계자는 “이민자를 받아들이면서 마약검사나 범죄경력 조회 등을 안 하는 곳(국가)이 있는가”라고 반문했다. 이 관계자는 “비자 심사 등을 거친 다른 입국자와 난민신청자를 똑같이 취급하는 게 이상한 것”이라면서 “난민신청자들은 다른 이유가 아닌 난민 사유 하나만으로 우리가 받아들인 사람들인데 오히려 지금껏 (검사를) 하지 않은 게 문제”라고 덧붙였다.

또 다른 논란 지점은 사전심사 확대다. 현 제도에서는 난민심사에 회부할지 결정하는 사전심사를 출입국항에서 난민신청을 할 경우에 한해서만 약식으로 하고 있다. 여기서 회부가 결정돼야 난민심사를 받을 수 있다. 사실상 1차 관문 역할이다. 법무부는 이를 출입국사무소를 통한 일부 난민신청자에게도 확대하려 한다. 단 법률로 해당 경우를 명확히 정해 자의적 판단의 여지가 없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사전심사 자체의 신뢰성이 의심받는 현 상황에서 이 같은 조치는 인권적 후퇴라고 비판한다. 지난해 출입국항 사전심사를 통과해 난민심사에 회부된 신청자 비율은 10.6%에 그쳤다. 정식심사가 아닌 약식일뿐더러 회부율이 매년 수십 %포인트가 넘게 차이 나 신뢰성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인권단체 관계자는 “지금 상태에서 사전심사를 확대하는 건 단순히 난민심사 받는 이들을 줄이려고 허들을 높이는 것”이라고 말했다.

법무부는 난민심사 이의 심의를 담당하는 ‘난민위원회’ 인원을 최소 현원의 배인 30명 이상으로 늘리고 상임위원과 민간위원 비율을 대폭 높이는 계획도 개정안에 담는다. 난민위는 난민심사에서 불인정 판정을 받은 이들이 이의신청을 할 수 있는 기구다. 그간은 인력 등 한계로 연 6회 내외 열리는 회의에서 1회 약 1000건을 처리하는 등 이의가 졸속으로 처리된다는 비판이 제기돼 왔다.

조효석 기자 promen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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