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손에 쏙 잡히는 책] 삐뚤빼뚤 그림 속에 담긴 신앙고백

광야에 선 자의 고백 이범혁 지음/문희수 일러스트/나무&가지

[한 손에 쏙 잡히는 책] 삐뚤빼뚤 그림 속에 담긴 신앙고백 기사의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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찢어진 노트 위에 삐뚤빼뚤한 글씨와 그림으로 완성된 8컷 만화가 담겼다. 언뜻 봐서는 지루한 수업시간을 견디기 위해 끄적인 학생의 낙서 같다. 하지만 만화 속에 담긴 내용과 그 울림은 결코 가볍지 않다.

저자는 중국 하얼빈의 만방국제학교에서 유학한 한국 청소년으로, 올해 듀크대 쿤샨 캠퍼스에 입학했다. 국제학교 재학 시절 학교에선 일주일간 삶을 돌아보며 매주 부모님께 편지를 쓰도록 했는데 저자는 이때 8컷 만화를 그렸다. 한 주간 수업 들으며 배운 것, 묵상 및 기도응답 내용, 일상생활 등을 소재로 영감을 얻었다. 이를 본 교사와 친구들이 책을 내라고 권했고 이에 용기를 얻은 저자가 그동안 썼던 것을 묶어 펴내면서 그의 만화 묵상이 세상의 빛을 보게 됐다.

책에는 각각의 소제목이 붙은 만화 묵상 60여편이 담겨 있다. 각 편마다 연관 성경구절이 딸려 있어 저자가 어떤 메시지를 담고자 하는지 가늠해 볼 수 있다. 내용엔 학생인 저자의 관심사와 신앙고백이 고스란히 들어가 있다. ‘경우의 수’를 주제로 한 만화에는 ‘모든 것을 다 아는 하나님’과 ‘인간에게 선택의 자유를 준 하나님’ 가운데 고민하고 스스로 내린 결론이 등장한다.

저자는 “하나님이 모두 다 아신다는 건 모든 경우의 수를 안다는 의미”라며 “수많은 경우의 수 가운데 하나님이 원하는 꿈을 찾아가는 건 인간에게 맡겨진 권한이자 임무”라고 정의한다. ‘회색주의자’ 편에서는 그리스도인이라면 흑도 백도 아닌 하나님의 기준에 맞추는 ‘회색주의자’가 될 것을 제안한다. 청소년답지 않은 통찰력과 참신함이 배어 있어 성인 독자가 봐도 무리가 없다.

양민경 기자 grie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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