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무에 빠진 현대인들, 더 복음이 필요합니다

내 인생,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서창희 지음/생명의말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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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인생,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를 쓴 서창희 전도사가 지난달 31일 서울 관악구의 한 카페에서 책에 대해 말하고 있다. 송지수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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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도서는 성경 66권 중 난해한 책으로 꼽힌다. “헛되고 헛되도다”는 유명한 구절이 말해주듯 인생의 허무함 가운데 붙들 것은 오직 하나님뿐임을 전하는 본문이다. ‘내 인생,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생명의말씀사)는 올해 서른 살 서창희 전도사가 전도서를 본문 삼아 청년들에게 전한 말씀을 엮은 책이다. 지난달 31일 그가 개척한 ‘한사람교회’ 인근 서울 관악구 카페에서 만났다.

서 전도사는 고려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대기업에서 3년간 근무했다. 그는 “당시 사옥 25층에서 근무했는데, 이렇게 25년 일하고 나면 죽는 게 내 인생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며 “그게 허무였고, 허무라는 감정은 노년이 돼서 느끼는 게 아니라 연령대마다 독특하게 느끼는 허무가 있음을 알았다”고 했다. 친구들은 이직하거나 돈을 모아 여행 다니는 것으로 그 감정을 해소했다. 하지만 그는 “세상 속에 임재하는 하나님을 만나지 않으면 안 된다는 걸 깨달았다”며 “허무는 하나님의 무관심이 아니라 하나님의 강력한 개입의 시작”이라고 말했다.

고심 끝에 총신대 신대원에 진학했고 2016년 교회를 개척했다. 그는 “개척교회에 찾아온 청년들에게 복음을 전하면서, 인생 자체도 무거운데 교회생활까지 더해져 부담스러워하는 느낌을 많이 받았다”며 “취업과 직장, 연봉, 월세 등 주거로 인한 안정감 문제, 연애와 동거 등 저마다 처한 문제도 다양하고 복잡했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예배를 통한 회심에 전력을 쏟았다. 이를 위해 복음의 메시지를 어떻게 잘 전달할까 고민했다. 아무리 열심히 살아도 나아지는 것 없이, 방구석에서 이대로 내 인생이 끝날 것 같다는 두려움과 불안감에 빠진 사람들에게 ‘이것이 복음이다’라고 말하기는 결코 쉽지 않았다.

고민하며 택한 본문이 전도서였다. 그는 “제가 대학 다닐 때는 사회 분위기가 좋아서 꿈꾸면 이룰 수 있었고 교회에서도 예배 열심히 드리면 주님이 길을 열어주신다고 가르쳤다”며 “하지만 성장에 대한 의구심이 들고 마음껏 날갯짓할 수 없는 상황이 되니, 오히려 본질적인 질문으로 돌아가게 되더라”고 말했다.

전도서에서 허무 열심 타이밍 우상 돈 한계 등 키워드 10개를 뽑아냈다. 우리 시대의 현실을 직시하고 그 현실을 뛰어넘는 복음의 메시지를 전했다. 그는 “‘하나님 뜻이 이겁니다’라고 말하기보다 각자 삶의 철학을 갖고 열심히 살아왔지만, 그 사고방식에 이런 구멍이 있음을 보여줄 때 비로소 복음이 전달되는 것 같았다”고 부연했다. 이 설교를 듣고, 콘텐츠 산업에 종사하는 성도가 ‘콘텐츠가 되겠다’고 판단해 출판사에 몰래 투고했다. 내용이 너무 좋아 출간을 밀어붙인 편집자는 저자가 서른 살 전도사라는 사실에 또 한번 놀랐다고 한다.

이 책은 ‘변증서’를 표방하진 않지만 어떤 책보다 더 삶 속에서의 복음을 변증한다. 서 전도사는 CS 루이스, 라비 재커라이어스 같은 거장의 말을 인용하는 동시에 배달의민족 CEO, 아이돌 그룹 이야기 등을 함께 던진다. 그는 “삶의 문제나 실질적인 어젠다로부터 시작해 결론을 복음으로 이끌어가는, 좀 더 적용중심적인 변증이 이 시대 필요한 것 같다”고 말했다.

처음 세 명으로 시작한 교회는 이제 청장년 50여명이 예배드린다. ‘한사람교회’란 이름은 한 영혼을 소중히 여긴다는 의미가 있지만 로마서 5장 19절에서 가져왔다. 아담 같은 사람들에게 예수 그리스도 한 사람을 전하는 것이 교회의 사명이라 생각해 붙였다.

서 전도사는 “옛날엔 예수를 믿으면 잡아가고, 제사 때 절하라고 강요받는 식의 핍박이 있었다면 지금 시대는 야근과 피곤함, 반복되는 지루함 등으로 핍박의 종류가 달라졌다”며 “사자굴에 밀어넣는 대신 (컴퓨터나 휴대전화) 모니터 안에 우리를 가둬두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허무에 빠진 이에게 하나님이 언젠가는 채워주실 것이라는 말씀으로는 답이 없다”며 “이런 도시 안에서 하나님의 임재를 경험하고, 그것을 사모하며 살아가는 각자의 노하우를 만들고, 교회 공동체가 함께하는 신앙의 여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나래 기자 nara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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