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격의 넥센… 바람 잘 날 없던 집안 영건이 다시 살렸다 기사의 사진
한국프로야구(KBO) 넥센 히어로즈의 올 시즌은 힘겹다. 시즌 초부터 주전 선수들이 줄줄이 부상으로 전열을 이탈하더니 주전 마무리 조상우와 포수 박동원이 성범죄 혐의로 불구속 기소되며 사실상 시즌아웃 됐다. 에이스였던 외국인 투수 에스밀 로저스는 불의의 부상으로 방출됐다. 이장석 구단주는 개막 전 배임 및 횡령 혐의로 구속됐다.

이 정도면 리그 최하위를 전전해도 이상하지 않지만 넥센은 흔들리지 않고 최근 파죽의 6연승으로 4위에 안착하며 가을야구를 노리고 있다. 젊은 백업 선수들이 기대 이상의 활약을 보여주고 있는데다 부상에서 돌아온 타자들이 공백기를 만회하려는 듯 연일 맹타를 선보이면서 팀의 상승세를 이끌고 있다.

젊은 선수를 꾸준히 키우는 넥센의 장기적 안목은 올 시즌 위기에서 빛을 발하고 있다. 박동원이 빠진 주전 포수를 맡은 김재현(25)은 놀라운 활약으로 선보이고 있다. 28번의 도루 시도 중 11번을 잡아내는 등 40%에 가까운 도루 저지율을 기록해 투수들의 어깨를 가볍게 했다. 넥센은 지난 3시즌 동안 유망주 김재현을 185경기나 1군 무대에 내보낸 효과를 지금 톡톡히 보고 있는 것이다.

신고선수 출신인 김규민(25)도 팀의 활력소 역할을 하고 있다. 1루수 박병호와 지난해 신인왕 이정후가 부상으로 빠져있는 동안 내·외야를 가리지 않고 다양한 포지션을 소화했다. 9일 한화 이글스와의 경기에서는 8회말 2사 만루에서 상대의 홈런성 타구를 잡는 그림 같은 수비를 선보였다. 9회초에는 1타점 적시타도 쳐냈다. 2014년 리그 최우수선수(MVP) 서건창은 부상으로 100경기 이상 결장하고 있지만 19세의 김혜성이 완벽하게 그 자리를 메우고 있다. 김혜성은 이날 한화전에서 6타수 3안타의 불방망이를 과시했다.

젊은 후보 선수들이 팀을 지탱하자 복귀 선수들이 화답했다. 4월 중순부터 한 달여간 결장한 박병호는 복귀 직후부터 홈런포를 무섭게 가동했다. 30경기나 결장하고도 31홈런을 기록하며 어느덧 홈런왕 경쟁에 뛰어들었다. 부상으로 5월 초에 보름 이상, 6월 말부터 한 달여간 빠졌던 이정후도 맹타를 휘두르며 타격 4위(0.349)에 올랐다.

외국인 선수 대응도 기민했다. 로저스가 부상을 입자 넥센은 지난달 KBO 경험이 풍부한 에릭 해커를 영입했다. 해커는 지난 4일 KT 위즈전에서 7이닝 동안 8개의 삼진을 잡으며 1실점으로 호투하는 등 초반 적응기에서 완전히 벗어났다. 외국인 타자 마이클 초이스(0.258 17홈런)가 부진하자 즉각 오른손 거포 제리 샌즈를 영입했다.

장정석 넥센 감독은 “안 좋은 상황에서도 선수들이 똘똘 뭉쳐 분명 기회가 올 것으로 생각했다”며 “더 위를 보고 있다. 마지막까지 싸워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넥센은 이날 한화에 16대 5 대승을 거두며 3위 한화와의 격차를 5.5 경기로 좁혔다. 현재의 기세로 보면 3위 등극도 어렵지 않아 보인다.

넥센의 또다른 마무리 김상수는 8일 KIA 타이거즈전에서 햄스트링 부상으로 3주간 전력에서 이탈하게 됐다. 설상가상격인 악재이지만 넥센 팬들은 팀의 저력을 믿고 있다. 넥센은 언제나 그 믿음에 부응해왔기 때문이다.

이현우 기자 base@kmib.co.kr

<9일 프로야구 전적>

△롯데 11-4 KIA △두산 4-2 KT △넥센 16-5 한화 △삼성 9-6 LG △SK 3-6 NC(9회 강우 콜드 게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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