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마당-김용백] 폭염취약성 기사의 사진
환경부가 폭염취약성지수를 지난달 31일 발표한 지 보름이 됐다. 당시 특급 폭염이 전국적으로 확대·지속되면서 지역별 폭염취약성 문제는 별로 관심을 끌지 못했다. 이제 내년 또는 그 이후를 위해 다시 점검해 볼 중요한 사안이다.

폭염취약성지수는 폭염에 대응하는 능력의 상대적 차이를 0에서 1까지 표준화한 값이다. 수치가 높을수록 폭염에 취약하다는 것이다. 취약성을 판단하는 데는 사회인프라를 의미하는 지방자치단체의 ‘적응능력’이 중요하다. 소방서 인력, 의료기관 수, 응급의료기관 수, 지자체 재정규모를 의미하는 지역내총생산(GRDP) 등이 고려된다. 이 때문에 지수가 높게 나타난 일부 지자체에서는 불편함은 물론 관광 기피나 부정적 이미지 등의 파생 상황에 불만스러움을 감추지 않았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달 24일 올여름 폭염을 특별재난 수준으로 보고 대책을 마련하라고 지시한 뒤 지자체 현장은 우왕좌왕할 수밖에 없었다. 작성된 대응 매뉴얼이 없으니 당연한 결과였다. 환경부가 지난 5월과 7월 지자체에 이미 알린 폭염취약성지수를 다시 일반 국민에게 공개한 것도 그 이유가 됐을 법하다. 앞으로의 폭염 대책을 마련하기 위해 올여름 상황을 정밀하게 분석해야 한다. 그 결과 폭염에 대한 사회적 대응시스템의 미비로 아까운 인명 피해가 있었다는 사실을 확인한다면 뼈아픈 반성과 함께 철저하게 개선해야 한다.

미국 시카고에서는 1995년 7월 섭씨 41도가 넘는 폭염이 일주일간 지속되면서 평소보다 초과사망자 가 739명이나 발생했다. 시카고시는 두 번째 폭염이 닥쳤을 때 폭염 사망자를 거의 발생시키지 않았다. 뉴욕대 사회학과 교수 에릭 클라이넨버그가 당시 피해 원인을 찾는 ‘사회적 부검(social autopsy)’을 한 결과 가장 큰 원인으로 빈곤과 고립이 꼽혔다. 우리나라는 1994년 폭염 때 초과사망자 수가 3384명으로 집계됐던 상태에 머무르고 있다. 올여름 폭염으로 온열질환자는 저소득층 및 취약계층에서 주로 발생했다. 또 온열질환 사망자 40여명 중 65세 이상이 많았다. 고령사회에 적합한 폭염 안전대책을 마련하고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는 시사점을 확인할 수 있다. 지자체는 무연고 노인, 장애인, 노숙인, 야외활동이 불가피한 노동자와 농민 등에 대한 관리는 물론 폭염에 대응하는 공동체 활동 지원 등 폭염 대응 노력이 지수화된다는 걸 명심해야 한다.

김용백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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