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마당-김준동] 태양을 터치하라 기사의 사진
태양은 예로부터 동경과 숭배의 대상이었다. 수많은 신화에도 등장한다. 결코 닿을 수 없는 신비 그 자체가 태양이었다. 태양 중심부 온도는 1500만도 이상이지만 표면으로 나오면 많이 내려간다. 광구(光球)라고 불리는 이곳의 온도는 6000도 정도다. 지구에 직접 도달하는 태양빛의 대부분이 여기서 방출된다.

이글거리는 태양을 향한 인류의 도전은 1960년부터 시작됐다. 서독과 미국이 합작해 만든 태양탐사선 헬리오스 1, 2호가 74년과 76년 각각 발사돼 태양에서 쏟아져 나오는 여러 우주선, 자기장, 태양풍 등을 관측했다. 90년에는 태양의 플라스마와 자력을 탐사하기 위한 율리시스호가, 1년 뒤에는 태양의 플레어가 복사하는 엑스선을 포착하기 위해 미국, 영국, 일본 공동의 세계 최초 태양 관측 인공위성 요코가 발사됐다. 일본은 2010년 5월에 최초로 우주 범선 기술을 주 추진시스템으로 사용한 탐사선 이카로스호를 쏘아 올려 세상을 깜짝 놀라게 했다.

이 중 눈부신 성과를 보인 것은 헬리오스 2호였다. 태양 표면으로부터 4340만㎞까지 다가서 최근접 기록을 세웠다. 태양과 수성의 거리가 5790만㎞인데 수성보다도 더 가깝게 태양에 접근한 것이다. 헬리오스 2호는 시속 25만㎞의 최대 속도를 내 인간이 만든 가장 빠른 물체라는 기록도 세웠다. 이 기록들은 아직도 깨지지 않고 있다.

하지만 두 기록은 11월이면 깨질 것으로 보인다. 12일 우주로 날아오른 태양탐사선 파커에 의해서다. 60년 전 태양풍의 존재를 예측한 유진 파커의 이름을 딴 이 탐사선은 인류 역사상 처음으로 태양 대기 속으로 들어간다. 태양 대기의 가장 바깥층을 구성하고 있는 코로나가 태양 표면보다 수백, 수천 배 더 뜨거운 이유를 규명하고 태양풍의 원인도 찾는다. 10월 금성을 지나 11월 태양의 궤도에 진입하는데 가장 가까이는 약 600만㎞까지 근접한다. 속도는 시속 69만㎞에 달한다. 미국 시카고에서 중국 베이징을 1분에 주파할 수 있는 속도다. 뜨거운 열 때문에 불가능할 것처럼 보였던 태양 근접 탐사가 실현된 것은 열 차단 등 각종 첨단 기술 덕분이다. 그래서 붙여진 이번 탐사 프로젝트의 이름도 ‘터치 더 선(Touch the sun)’이다. 2년 후엔 유럽우주국이 최첨단 태양탐사선을 발사해 파커의 기록에 도전한다. 태양으로 나아가는 인류의 도전과 불가능을 가능으로 만들고 있는 첨단 기술이 어디까지 이어질지 자못 궁금하다.

김준동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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