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창림의 명화로 여는 성경 묵상] 예수를 유혹하는 사탄은 수도복을 입었다

[전창림의 명화로 여는 성경 묵상] 예수를 유혹하는 사탄은 수도복을 입었다 기사의 사진
시험 받으신 예수│1500년, 패널에 유채, 미국 워싱턴 국립미술관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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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벨라 제단화 47장 가운데 하나인 이 그림은 예수님이 사탄에게 시험받으시는 마태복음 4장의 내용을 담고 있다.

사탄이 돌을 들고 있는 전면의 장면은 돌을 떡이 되게 하라는 시험이다. 화면 왼쪽 산꼭대기에 예수님과 사탄이 서 있는 것이 보인다. 이것은 높은 데서 뛰어내리라는 시험을 나타낸 것이다. 그 밑으로는 도시와 성전이 배경으로 펼쳐져 있는데, 사탄에게 경배하면 천하만국을 주리라는 시험을 표현한 것이다.

후안은 예수님에 대한 사탄의 세 가지 시험을 한 장의 그림 안에 모두 묘사했다. 화가들은 종종 이런 기법을 사용해 메시지를 전한다. 머리에 뿔이 난 사탄이 수도복을 입고 있다. 우리에게 사탄이 다가올 때 경건을 위장하고 또는 수도사와 같은 모습으로 다가오는 것을 경고하는 깊은 뜻이 있다. 경건한 수도복 밑으로 감춘 파충류의 발이 살짝 보인다.

이 세 시험은 재물욕, 안정욕, 권력욕을 나타낸다. 우리가 약했을 때만 시험이 오는 것이 아니다. 우리가 몸가짐을 경건하게 하고 봉사와 기도를 게을리하지 않는 신앙생활을 통해 성령의 충만함을 느낄 때도 사탄은 멈추지 않고 더욱 집요하게 우리를 유혹한다. 성전의 높은 곳, 교회의 높은 자리에 있을 때, 영적 상태가 높아졌다고 느낄 때가 더 위험하다. 예수님도 세례를 받고 하늘에서 ‘내 사랑하는 아들’이라는 인정을 받으며 금식기도까지 하고 난 직후에 사탄이 공격했다.

우리 인간은 심지어 영적으로 충만한 것 같은 생활을 할 때마저 그것을 우리의 공로로 자랑하고픈 원죄의 심성이 있다. 사탄은 그 틈새를 공격한다. 그 모든 사탄의 공격을 우리의 힘만으로는 도저히 막아낼 수 없다. 우리를 생명으로 이끄는 것은 오직 주님의 말씀뿐이다.

“사람이 떡으로만 살 것이 아니요 하나님의 입으로부터 나오는 모든 말씀으로 살 것이라.”(마 4:4)



“그때에 예수께서 성령에 이끌리어

마귀에게 시험을 받으러 광야로 가사

사십 일을 밤낮으로 금식하신 후에 주리신지라

시험하는 자가 예수께 나아와서 이르되

네가 만일 하나님의 아들이어든

명하여 이 돌들로 떡덩이가 되게 하라

예수께서 대답하여 이르시되 기록되었으되

사람이 떡으로만 살 것이 아니요

하나님의 입으로부터 나오는 모든 말씀으로 살 것이라

하였느니라 하시니

이에 마귀가 예수를 거룩한 성으로 데려다가

성전 꼭대기에 세우고

이르되 네가 만일 하나님의 아들이어든 뛰어내리라

기록되었으되 그가 너를 위하여

그의 사자들을 명하시리니

그들이 손으로 너를 받들어

발이 돌에 부딪치지 않게 하리로다 하였느니라

예수께서 이르시되 또 기록되었으되

주 너의 하나님을 시험하지 말라 하였느니라 하시니

마귀가 또 그를 데리고 지극히 높은 산으로 가서

천하만국과 그 영광을 보여 이르되

만일 내게 엎드려 경배하면 이 모든 것을 네게 주리라

이에 예수께서 말씀하시되

사탄아 물러가라 기록되었으되

주 너의 하나님께 경배하고 다만 그를 섬기라 하였느니라

이에 마귀는 예수를 떠나고 천사들이 나아와서 수종드니라.”(마 4:1∼11)

#후안 데 플란데스, Juan de Flandes(1465∼1519)=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지금의 벨기에 지역인 플랑드르 출신이다. 하지만 젊은 시절은 알려진 바 없고 스페인에 속하는 카스티야 공국의 이사벨라의 궁정화가로서 왕족 초상과 성경 내용을 주로 그렸다. 세밀화를 잘 그렸고 붓 터치가 섬세했으며 청명한 색조의 사용을 즐겼다. 서양미술사는 그를 가리켜 15세기 스페인 미술의 한 축을 이뤘던 발렌시아파를 확립했다고 기록한다. ‘그리스도의 수난’을 주제로 발렌시아 대성당을 장식했던 종교화가 대표작으로 꼽힌다.

<전창림 홍익대 바이오화학공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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